한국의 日여행 보이콧 아플까.."아베, 작은 희생 각오했다"
AM투어가 판매한 시마네현 패키지 상품은 6~10월에 한해 주 3회 출발하는 전세기 편으로 가격은 3·4일 각각 49만9000원, 59만9000원이었다. 시마네현은 2005년 독도의 일본 영유권을 주장하며 '다케시마(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명칭)의 날'을 조례로 제정하는 등 한·일 간 독도 분쟁의 한 당사자였다. 여행사의 판매 중단 결정은 이런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보이콧 재팬'은 대형 여행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여행) 1위 여행사 하나투어는 일본 여행상품 예약률이 뚝 떨어졌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규제 전) 일본 신규 예약자는 하루 평균 1100여 명이었지만, 8일 이후 하루 600~7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단 "이미 예약한 고객이 취소하는 경우는 예년과 비교해 큰 차이 없다"고 말했다. 모두투어도 지난해 하루 1000명 선이던 일본 행 여행객이 최근 500명으로 내려앉았다. 일본전문여행사 NHN여행박사는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가 있었던 지난 4일 이후 "1주일 동안 예약 건수가 15팀"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일본여행 취소했다"는 후기가 잇따른다. 네이버 여행·쇼핑 커뮤니티 '스사사(스마트 컨슈머를 사랑하는 사람들)' 게시판엔 하루 평균 10여 건 이상의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한 이용자는 일본 법무성 출입국통계를 이용해 일본의 항·공항별 입국자 중 한국인 비중을 올리기도 했다. 2017년 기준 대마도 이즈하라·히타카츠항, 후쿠오카 하카타항과 시모노세키 칸몬항 입국 외국인 중 한국인 비중은 90% 이상이었다. 게시자는 "(일본여행 보이콧이)최소한 일본 지자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아베의 참의원 선거에도 영향이 가능"이라고 덧붙였다.
10여 년 동안 지지부진하던 캠페인은 2013년 1000만명을 찍고 난 후 수직 상승했다. 2016년 2000만명 돌파에 이어 지난해 3000만명에 훌쩍 넘겼다. 한국·중국·대만의 폭발적인 일본여행 수요가 '관광 일본'을 견인했다. 지난해 3국의 방일 여행객은 2067만명으로 전체의 66%에 달한다. 특히 2017년 한·중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분쟁이 일자 한·중 관광객이 일본으로 몰려간 측면이 있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을 4000만명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일본여행 보이콧'은 아베 정부에 타격을 줄 수 있을까. 이연택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항공·호텔 예약이 6개월 내지 1년 전부터 이뤄지는 여행산업의 특성상 방일 여행객 감소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이 도쿄올림픽 등 일본 정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지금 한·일 간 분쟁은 여행객 수치가 아닌 더 큰 가치가 충돌하기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베 정부는 작은 것을 희생하고서라도 일본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나온 것"이라며 "일본 여행 안 가기로 아베 정부에 타격을 주기는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한국 여행사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엔고 등의 영향으로 올해 방한 일본인 여행객이 증가 추세다. 일본 불매운동 등 반일 감정 고조로 일본 여행객이 줄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달 들어 하나투어·제주항공 주가는 10% 이상 떨어졌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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