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시장불안 → 가격상승'.. "日이 만든 작품"

박정일 2019. 7. 1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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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3價 4일만에 13.7% 올라
낸드도 같은 기간 3.6% 상승
일본의 對韓규제 불안감 키워
장기화땐 '메모리 대란' 우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최근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규제를 계기로 메모리반도체 현물거래가격이 강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작년부터 '다운턴'에 돌입했던 반도체 시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바닥을 찍고 개선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낸드플래시의 경우 확실히 저점을 찍고 올라가는 분위기고, D램은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에 따른 심리적인 불안감이 시장을 견인할 지 여부가 관건이다.

◇한 달만에 '비관론'서 급반전…'바닥론' 급부상= 16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D램의 경우 현물거래가격 기준으로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D램 만큼 폭이 커진 않지만, 지난달 하순부터 서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PC용 D램(DDR4 8Gb)은 4거래일 만에 11.8%, 또 다른 제품(DDR3 4Gb) 가격은 13.7%나 각각 올랐다. 낸드의 경우 64Gb MLC 모델이 같은 기간 동안 3.6% 올랐고, 다른 모델들도 이보단 작지만 상승세를 이어갔다.이는 애초 예상과는 다른 시장 흐름이다. 한달 전 D램익스체인지는 낸드플래시의 경우 3분기 바닥을 찍지만, D램은 내년 2분기까지 바닥 통과 시점이 미뤄질 것이라고 예측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일본이 지난주 한국 반도체를 겨냥해 소재 규제를 시작하자 상황이 급반전하는 모양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메모리 '바닥론'을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최근 들어 상황이 급반전되며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포함한 낸드의 수요 회복이 가파르게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한계치에 근접한 3D 낸드 가격과 도시바 정전에 따른 공급의 추가 감소가 수요 업체들의 구매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구매 심리에 더 불을 지피면서 업계에 쌓인 재고가 급격하게 소진될 것"으로 예상했다.

◇日 공세 지속 시 '메모리 대란'…'시장 불안→가격 반등'= 업계에서는 일본의 3대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인 '불화수소'의 재고 확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수개월 치의 급한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일 통상 갈등이 장기화 할 경우 D램 등 메모리 생산 라인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의 특성 상 특정 공정에 여러 소재를 번갈아 쓸 수 없는 '일원화'의 원칙이 있다"며 "이 때문에 일본산 소재를 다른 쪽으로 대체할 경우 공정 전체에 미치는 여러 영향을 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고,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업체의 일본산 불화수소의 수입 의존도는 43.9%로 거의 절반에 이른다. 다른 국가 제품과 비교해 워낙 순도가 높아 대체 유입경로를 찾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하면 불화수소 공급부족에 따른 메모리 생산량 저하가 현실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 사장단에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세우라고 한 배경 역시 이 같은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일본의 공세가 이어질 경우 D램 70%, 낸드플래시 50% 가량의 점유율을 각각 차지하는 한국 메모리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메모리 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심리적 불안감이 메모리 가격의 본격적인 반등과 미국 등 제3국의 중재를 이끌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예측도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에서는 메모리 가격 변동이 한일간 갈등을 이용한 현물시장 딜러들의 인위적 호가조정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적어도 가격 바닥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점은 긍정적이고, 미 연준의 금리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반도체 섹터에는 플러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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