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야메로!" 외치자 10초 만에 끌려가는 일본 남성

김상기 기자 2019. 7. 1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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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가두연설을 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향해 "아베 물러나라"를 외친 일본 남성이 사복 경찰 등에게 어디론가 끌려가는 영상이 일본 인터넷을 강타했다.

진보 성향의 일본 시민들은 "다음엔 내가, 당신이 저렇게 끌려갈 수 있다"라거나 "일본은 무서운 나라가 됐다" "아베가 국민들의 입을 막고 민주 정치를 파괴하고 있다"며 한탄하고 있다.

선거 가두연설 도중이었지만 일본인들은 아베 총리의 발언에 박수를 치거나 소리를 치지 않고 고요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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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가두연설을 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향해 “아베 물러나라”를 외친 일본 남성이 사복 경찰 등에게 어디론가 끌려가는 영상이 일본 인터넷을 강타했다. 진보 성향의 일본 시민들은 “다음엔 내가, 당신이 저렇게 끌려갈 수 있다”라거나 “일본은 무서운 나라가 됐다” “아베가 국민들의 입을 막고 민주 정치를 파괴하고 있다”며 한탄하고 있다.

트위터 영상 캡처


논란은 ‘아츠시’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이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47초짜리 영상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영상 초반은 이날 오후 4시40분쯤 삿포로시 주오구 JR삿포로 역 근처에서 선거홍보용 차량에 올라 자민당 공천 후보를 응원하며 연설하던 아베 총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후 아베 총리의 차량에서 5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한 남성의 고함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카메라가 돌아가자 손으로 확성기를 만든 한 남성이 “아베 야메로 카에레(아베는 그만둬라, 돌아가)”라고 외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선거 가두연설 도중이었지만 일본인들은 아베 총리의 발언에 박수를 치거나 소리를 치지 않고 고요한 상황이었다. 보통 유명 정치인이 발언을 하면 청중들의 박수소리가 이어지지만 아베 총리의 연설은 그렇지 않았다. 박수소리가 나올 시점에서도 극소수의 박수소리만 들릴 뿐이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남성의 고함소리가 더욱 부각돼 들린다.

트위터 영상 캡처


이상한 상황도 잠시. 남성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 지 불과 10여 초 만에 주변에 있던 사복경찰 5~6명이 남성을 에워싸기 시작한다. 이윽고 사복경찰들은 남성의 팔을 움켜진 뒤 어디론가 끌고 간다. 남성은 끌려가면서도 계속 “아베 야메로”를 외친다. 영상에는 경찰이 소리를 치는 일본 남성에게 어떠한 안내조차 하지 않는다. 또한 일본 시민들은 누구도 그런 경찰의 행동을 문제 삼지 않는다.

아츠시 네티즌은 영상을 올리면서 “총리 물러나라고 항의조차 할 수 없는 일본 사회”라고 비판했다.

그의 영상은 오른 지 하루 만에 무려 1만5200여회 리트윗됐다. 좋아요를 누른 사람도 2만명에 육박했다. 1600여개의 댓글도 달렸다. 댓글은 대부분 일본 정치의 후진성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아베 물러나라’라고 소리를 쳤다고 순식간에 끌려가다니,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었다.

“경찰이 시민을 끌고 가네요. 다음은 당신이 될 수도, 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답답하네요.”
“일본이 이상해졌다. 저런 장면을 보고도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 일본 국민들도 참 재미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장면이다. 우리 일본은 어떻게 이런 나라가 됐을까.”


“경찰은 아베의 친위대인가.”
“표현의 자유가 없는 나라가 됐다.”
“나는 무서운 나라에 살고 있다. 우리는 참 변화가 없다.”

“경찰이 반 아베 구호 위치는 사람을 뒤로 끌고 갔군요. 민주주의 국가인가요? 언론의 자유도 없나요? 지금 멈추지 못한다면 틀림없이 미래는 더 심해질 겁니다.”
“심하게 기절할 정도입니다. 단 한 사람의 야유조차 배제하겠다? 비겁한 걸까? 민중의 소리를 듣지 않는 정치인의 표상이다.”

“정말 너무 화가 난다. 이건 절대 이상한 일이다.”
“독재국가가 되면 경찰은 국민을 지키지 않는다. 독재국가 완성 단계 이전의 공포를 보여준다.”
“일반 시민은 외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무서운 나라가 됐다.”

아사히 신문의 취재에 경찰은 “공직선거법 위반의 우려가 있는 사안으로 판단해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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