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최대한 물에 떠 버티는 법, 배워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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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조끼를 야무지게 입은 아이들이 하늘을 보고 눕는다.
속도를 경쟁하거나 기술을 뽐내지 않고 물에 떠 기다리는 방법을 배운다.
요즘은 운동화뿐 아니라 구두도 물에 뜬다.
수압을 고려해야 하고, 물을 채울 방법과 시간도 계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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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조끼를 야무지게 입은 아이들이 하늘을 보고 눕는다. 팔을 더듬어 친구를 찾아 팔짱을 낀다. 커다란 원이 만들어진다. 물 위에 피어난 한송이 꽃이다. 이 꽃은 망망대해에서 구조자에게 위치를 알려주고, 서로의 체온을 모아 저체온증 발생을 지연시킨다.
생존수영은 화려한 수영 기술을 익히는 게 목적이 아니다. 속도를 경쟁하거나 기술을 뽐내지 않고 물에 떠 기다리는 방법을 배운다. 입은 옷과 신발을 벗지 않는 게 유리하다. 체온 유지와 부력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요즘은 운동화뿐 아니라 구두도 물에 뜬다. 물에서 버티는 것이 목적인 만큼 주변에 있는 물건을 모두 활용해야 한다. 나뭇조각, 돗자리, 페트병은 튜브 대용으로 좋다. 별 것 아닌 과자봉지도 위급할 때는 큰 도움이 된다.
생존수영 교육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안전교육 강화’ 차원에서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됐다. 초등학교 3학년에게만 실시하던 이 교육은 이후 점점 확대돼 올해는 2~6학년이 대상이다. 2020년에는 초등학생 모두가 배워야 한다. 교육부는 연간 수영수업 10시간 중 4시간 이상을 생존수영에 할애하도록 의무화했다.
서울이나 대도시에는 학교에 수영장이 있거나 가까운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의 많은 학교는 ‘이동식 생존수영 교실’을 활용한다. 커다란 수영장을 들고 학교로 찾아가는 ‘이동식 생존수영 교실’은 인기가 높다. 학생들이 수영장을 찾아 멀리 갈 필요 없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동식 수영장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수압을 고려해야 하고, 물을 채울 방법과 시간도 계산해야 한다. 시골의 작은 학교는 상수도를 사용할 수 없어 소방차로 물을 채운다. 이동식 수영장 아이디어를 낸 장동립 대한문화체육교육협회 회장은 “이동식 생존수영 교실은 서울과 지방의 교육 불평등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음성=사진·글 김지훈 기자 da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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