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中 불화수소 정제 샘플 등 테스트..日규제 총력 대응

국내에선 솔브레인만 대체품 생산 가능
삼성전자도 대체품 검토, 품질 검증에 최소 6개월은 '한계'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권구용 기자 =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일본의 수출규제로 수입이 어려워진 고순도 불화수소 수급을 해결하고자 중국산 원재료를 정제·가공한 제품 등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샘플을 공정에 적용하는 시험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일본산 고순도 불화수소를 대체하고자 중국과 대만, 국내산 등 대체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를 세정하는 정정과 회로의 패턴을 형성하는 웨이퍼 식각(에칭) 공정에 사용된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비교적 낮은 순도의 불화수소를 사용할 수 있는 세정 공정에는 국내산 불화수소도 사용했다.

좀 더 미세한 작업인 식각공정에 사용되는 불화수소 공급은 고도의 기술을 가진 일본업체로부터 고순도 불화수소를 공급받아 사용해왔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대체선 확보가 절실해지자 SK하이닉스는 국내 불화수소 생산기업인 솔브레인으로부터 일본 제품을 대체할 정도의 고순도 불화수소 샘플을 공급받아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지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솔브레인이 생산한 고순도 샘플은 중국산 불화수소를 정제해 만든 제품으로 알려졌다.국내에서는 솔브레인만 불화수소를 고순도로 정제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도 일본산 이외 제품에 대한 테스트 작업 진행에 나선 모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어느 회사 제품이 될지는 밝히기 어렵지만 모든 가능성을 두고 방법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중국산을 포함한 대체재 테스트에 나서면서 수급선 다변화에 기민하게 나섰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이 테스트가 성공하더라도 실제 제품생산을 위해서는 최소 반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한계로 지목된다.

일본 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제품을 받을 수 있어도 실제 생산과정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는 반도체 제조 공정이 1~2달 정도 걸리는 데다 새로운 소재가 들어간 반도체의 제 기능 여부를 확인하는 품질 검사를 더해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중국산을 포함한 원재료를 고순도 정제에 성공했을 때를 가정한 시간으로 정제·생산 품질이 따라가지 못하면 수급선 다변화 자체가 불가능해질 우려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여러번 테스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제 품질이 갖춰져도 실제 공정 적용에 얼마나 걸릴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상하이증권보 인터넷판은 16일 한국의 한 반도체 회사가 중국 빈화그룹에게 전자제품 제조를 위한 불화수소를 대량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삼성과 SK하이닉스 쪽은 "구매계약과 관련한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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