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환경 지키는 것이 곧 복음의 실천"

허연 2019. 7. 1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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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투로 소사 예수회 총장 방한
중남미 출신 첫 예수회 총장
프란치스코 교황 배출한 수도회
서강대등 세계 230개 교육기관 운영
"세계, 비핵화 넘어 비무장으로 가야"
"가난에 대항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입니다. 예수회는 예수님이 하시던 방식 그대로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도왔습니다.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그들 눈으로 세상을 봐야 합니다."

세계 최대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를 이끄는 아르투로 소사 총장(71)은 17일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동체를 강조했다. 소사 총장은 "그리스도교는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종교"라면서 올바른 공동체 정신을 강조했다. "가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입니다. 가난과 싸우는 건 이들을 지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난과 싸우는 것은 곧 미래를 지키는 것입니다."

16일 판문점을 방문한 소사 총장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긴 시간 이야기를 했다. "남북 분단의 현장이 평화의 현장이 되기를 원합니다. 남과 북 서로가 실제적인 차이를 인정하고 적합한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폭력은 어떤 해결책도 될 수 없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어떤 형태로든 무기에 반대합니다. 비핵화를 넘어 비무장화로 나아가야 합니다. 무기가 있는 곳에 가난과 폭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 모습 자체가 비무장의 상징입니다. 아무런 무장 없이 자기 자신을 세상에 던진 예수님의 정신을 생각해야 합니다."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사도직 역할을 중시하는 예수회는 특히 교육에 관심이 많다. 예수회는 현재 전 세계 230여 개 대학과 교육기관을 관리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서강대를 운영하고 있다. 예수회는 난민 청소년 교육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예수회는 난민봉사단 JRS(Jesuit Refugee Service)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수회 계열 대학들에서 지원을 받아 난민캠프 내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난민캠프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그들이 세상에 나가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소사 총장은 480년 예수회 역사상 첫 중남미 출신 총장이다. 그는 전 세계 예수회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보편적인 사도직을 잘 수행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번에 한국에 온 것도 그것을 챙겨보기 위함이다.

"예수회 한국관구를 비롯한 한국 가톨릭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걸 목격했습니다. 한국 교회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힘을 합해 노력하기를 원합니다."

같은 수도회 출신이자 같은 중남미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프란치스코 교황과 막역한 사이인 소사 총장은 교황 역시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중시한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지키는 교황입니다. 교황은 계속해서 가톨릭 교회의 쇄신을 원합니다. 교회가 사회와 함께 걸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1948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태어난 아르투로 소사 신부는 1966년 예수회에 입회했으며 1977년 사제품을 받았다. 베네수엘라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베네수엘라 예수회 관구장, 예수회 본부 국제 관계 책임자, 예수회 로마 총원장 자문역 등을 지냈다.

2016년 중남미 출신으로는 최초로 예수회 총장에 임명됐다. 이로써 아르헨티나 태생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사상 처음 중남미 출신 교황으로 선출된 데 이어 예수회도 첫 중남미 지도자를 수장으로 맞았다.

예수회는 유럽과 중남미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75개 관구를 거느리고 있다. 최근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서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예수회는 1534년 로마의 가톨릭 수사 로욜라가 창설한 수도회로, 가톨릭 교회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현재 구성원은 사제, 수도사, 수사 등을 포함해 1만6740명에 달한다.

[허연 문화전문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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