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배익기씨 "서울 사는 독지가가 국가 귀속 조건 훈민정음 상주본 보상금 1000억원 검토"
[경향신문]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실소유주라고 주장하는 배익기씨(56·고서적 수집가)가 ‘제3의 인물’에게서 1000억원가량의 보상금을 받고 상주본을 넘기는 방안을 저울질 중이라고 17일 주장했다.
배씨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정확한 시기를 밝힐 수는 없지만, 멀지 않은 시기에 상주본을 국가에 귀속시키는 것을 조건으로 한 독지가에게 보상금을 받고 (상주본을) 전달하는 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독지가 역시 내가 지금까지 보상금으로 주장한 내용(상주본 가치의 10분의 1수준인 1000억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수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서 종종 보도되고 있는 ‘100억원’ 수준은 잘못 알려진 내용이다. 그 돈을 받고 넘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배씨에 따르면, 그에게 보상금을 건네고 상주본의 국가 반납을 추진하는 인물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부동산 자산가로 알려졌다. 배씨는 지난해 하반기 그를 처음 만나 해당 문제를 논의했고, 지금까지 수차례 전화 통화와 만남을 가졌다. 상주본의 소유권이 국가에 있음을 확정 판결한 지난 11일 이후에도 전화상으로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배씨는 “그(독지가)는 능력과 (보상금을 건넬) 의지가 있으며 상당히 진지성을 갖고 나에게 접근하고 있어 신뢰가 간다”면서 “그는 주로 활동하는 분야에서는 제법 유명한 분이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재벌처럼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고 했다.
또한 배씨는 최근 대법원 판결 이후 새로운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현재 ‘소유권 무효확인 소송’을 새롭게 제기하는 방안을 변호사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면서 “국가에 소유권이 있다고 판단한 이번 판결에 대한 재심 청구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독지가의 움직임이 보다 구체적으로 나올 경우 배씨의 추가적인 법적 대응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문화재청 측은 17일 오전 배씨를 만나 상주본 반납을 거듭 촉구했다. 이날 배씨가 주장하는 ‘독지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독지가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배씨가 존재를 밝힌 적도 없다”면서 “다만 1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배씨에게 전달해 상주본을 돌려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배씨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도 민간에 돈을 받고 상주본을 넘긴다는 얘기가 나오곤 했는데, 배씨를 이용하려는 사람도 있었고 또 현실적으로 그만큼 큰 액수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거라고 본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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