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랑 색상 2개 바꿔놓고..도시브랜드 제작에 3억5800만원 썼다는 대구시 [현장에서]
[경향신문]
대구시의 도시브랜드 사업을 둘러싸고 예산낭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3억5800만원을 들여 동그라미 색깔 2개만 바꾼 개선안에 대해 시민단체에 이어 시의회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대구시의회 김재우 의원은 지난 17일 시정질문을 통해 “4년이 지나 동그라미 색상 2개를 바꾸는 데 막대한 예산을 낭비했다”며 3개 용역업체와 8차례나 계약을 체결한 이유 등을 추궁했다.
대구시는 지난 4년간 도시브랜드 상징체계를 재구축하면서 용역사업비로 3억5800만원을 지출했지만 개선안이 기존 ‘컬러풀 대구(Colorful DAEGU)’의 동그라미 5개 중 2개 색깔만 바꾸는 데 그쳐 얼핏 봐서는 뭐가 바뀐지 모를 정도라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김 의원은 “시가 2015년 10월 ㄱ사와 1억5600만원에 브랜드사업 계약을 맺고 이듬해 7월 2차 계약으로 1500만원을 증액시켰다”며 “2차 계약 내용이 모두 1차에 포함돼 추가 과업이 없는데도 예산을 증액시킨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시는 2017년 2월 대구경북연구원에 ‘브랜드 개발에 따른 공감대 형성 등 용역사업비’로 1억6500만원을 집행했고 지난해 2월에는 ㄴ사에 브랜드 개발 심화 용역비로 22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일한 사업에 명칭만 바꿔 용역을 남발한 셈이다.
김 의원은 또 “여론조사 결과 부적절 판정까지 난 컬러풀 대구 슬로건을 홍보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시민단체인 우리복지시민연합도 “기존 슬로건 일부만 변경하고 수억원을 지출했다니 어이가 없다”면서 “시의 ‘황당 행정’이 도시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렸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시는 예산낭비 지적에 선을 긋고 있다. 권영진 시장은 “충분한 시민 의견수렴을 통해 정체성을 담아내다 보니 예산이 늘어났다”면서 “변경안은 수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혈세 낭비에 분개하며 뭐가 바뀌었는지 모르겠다는데, 시장 혼자 귀 막고 새 브랜드의 가치를 선전하고 있다.
박태우 기자 tae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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