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방통] 80년만에 등장한 일본 항공모함..군국주의 부활하나?

김재영 jaykim@mbc.co.kr 입력 2019. 7. 19. 09:40 수정 2019. 7. 1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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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의 갈등을 확대하고 있는 일본 아베 정권의 움직임이 수상합니다. 특히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의 변신을 꾀하는 일본의 야욕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80년만에 등장한 일본 항공모함…미국의 승인을 받다!

지난 5월 새 일왕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해상자위대의 호위함에 승선했습니다. 당시 함정 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헬기 '마린원'을 마중나온 아베 총리의 긴장감 가득했던 표정에서 이번 행사에 일본이 거는 기대감이 읽히기도 했습니다.

사실 일본 군함에 미국 대통령을 승선시키려는 노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일 당시에도 일본 정부는 '승선 이벤트'를 간절히 원했지만 미국 측이 일정상의 이유 등을 들어 거절한 바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같은해 8월 일본을 방문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일본 해상자위대의 최대 호위함인 이즈모(出雲)함에 승선시키기도 했습니다. 당시 메이 총리를 영접한 오노데라 일본 방위장관은 “이즈모함은 과거 러일전쟁 때 일본제국 해군의 기함으로 러시아 함대를 격파했던 이즈모함과 이름이 같은 군함”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영일동맹의 역사를 상기시킨 겁니다. 이로써 일본은 자국의 최대 호위함 1,2호에 미국과 영국의 지도자를 모두 승선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이름만 호위함이지, 이 배들은 사실상 항공모함입니다.

속내 드러낸 군함이름-러일 전쟁의 주역 '이즈모'함-진주만 공습의 주역 '가가'함

트럼프 대통령이 승선한 '가가(かが)'함은 사연이 있습니다. 1941년 세계 2차 대전 당시 미국에게 치명상을 입혔던 '하와이 진주만 공습'때 주력으로 활약했던 항공모함 '가가(加賀)'함과 발음이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미국 대통령이 이 배에 승선한 건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실리주의' 가치관이 작동한 것 같습니다. 배에 승선하기 바로 전날, 일본이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를 105대나 더 구입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기자회견에서 밝혔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이미 F35 42대를 구입했는데, 앞으로 모두 147대의 F35 전투기를 보유하게 됩니다. 200대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다음으로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스텔스 전투기 보유국이 되는 것입니다. 일본은 이를 위해 우리돈 약 20조원을 미국에 지불하게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의 무기 세일즈를 위해 역사적 명분을 희생했다는 비판이 나올만도 합니다.

'재난재해용' 호위함 아닌 '전투용' 항공모함으로 탈바꿈

특히 주목할 것은 일본이 F35 전투기를 주문하면서 이 중 42대는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를 주문했다는 점입니다. 수직이착륙기는 비행활주로가 짧은 항공모함에 실리는 기종입니다. 대놓고 항공모함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겁니다. 일본은 지난해 8월 이즈모와 가가 등 운영중인 '호위함' 4척을 '항공모함'으로 개조시키는 법안을 승인했습니다. 당초 14대의 헬기를 탑재할 수 있는 호위함(사실은 헬기 항공모함)을 건조할 때부터 의구심이 제기됐었습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이들 호위함이 국내외 해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연재해나 조난 등 구축활동과 같은 작전에 운용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은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항공모함은 대표적인 원거리 공격무기입니다. 대규모 화력을 먼 거리에 있는 적의 영토 바로 코앞까지 전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무기를 보유한다는 건, 일본 평화헌법의 정신에 위배될 수 있습니다.

거침없는 '전쟁가능 국가'로의 질주

일본 헌법은 군대 보유는 물론 교전권도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위대'라는 이름으로 사실상의 군대를 운영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숨겨왔던 속내를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계기 위협 비행 사건 때는 일본이 스스로 공개했던 초계기 승무원의 교신 음성파일에는 스스로 '해상자위대(Maritime Self Defense force)'라는 명칭이 아닌 '일본 해군(Japan Navy)'이라는 용어를 쓴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1955년 이후 일본은 전수방위라는 개념을 유지해왔습니다. 일본 영토가 공격받았을 때만 매우 제한적으로 무력을 쓴다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아베는 집권 3년차이던 2015년 이 개념을 무력화시켰습니다. 미일 안보지침을 개정해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미군과의 공조'를 전제로 해외로 넓혔습니다. 또 11개 법률에 손을 대, 집단적 자위권도 도입했습니다. 일본이 아닌 동맹국이 공격받았을 때도 무력을 쓸 수 있게 한 겁니다.

최근엔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방위비 절감 노력과 일본의 야욕이 맞아떨어지면서 그 활동 무대와 영향력이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6월엔 브루나이 인근 남중국해에서 곧 항공모함으로 개조예정인 이즈모에서 헬기 기동훈련을 가동했고, 이에 앞서 필리핀과 타이완 등에서도 해상 훈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피지를 포함한 오세아니아 지역까지도 군사 협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국을 포위, 견제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적절히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전쟁가능 국가로의 변신. 일본의 군사 대국화는 중국과 러시아 등 동북아 주변국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며 주변 정세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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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기자 (jaykim@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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