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혐한' 일본 논객..알고 보니 '강제징용' 미쓰비시 고문 출신

문동성 기자 입력 2019.07.20. 05:30 수정 2019.07.20. 08:03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라는 제목의 책을 쓰는 등 일본에서 '혐한(嫌韓)' 논객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의 고문을 지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고문으로 재직 중이던 2013년 1월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과 접촉해 전범기업의 손을 들어주는 방향으로 강제징용 사건을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측은 그 자리에서 전범기업의 손을 들어주는 방향으로 강제징용 사건을 대법원에서 종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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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뷰에서도 "강제징용 판결 이해 안 돼..일본에서는 그런 판결 안 나올 것"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라는 제목의 책을 쓰는 등 일본에서 ‘혐한(嫌韓)’ 논객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의 고문을 지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고문으로 재직 중이던 2013년 1월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과 접촉해 전범기업의 손을 들어주는 방향으로 강제징용 사건을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최근에도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하며 문재인정부 및 대법원의 강제징용 사건 판결을 강하게 비판했다.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는 19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쌓아 올린 신뢰를 근본에서 깎아내린 문재인 정권의 행동에 실망이 너무 크다”며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는 입장에서 조금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와서 그런 (대법원) 판결이 나온 것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일본이라면 이런 판결이 안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기업이 돈을 내는 것 자체가 이미 확립된 관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도 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전범기업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소멸됐다고 판단하지 않은 것이다.

무토 전 대사는 “사법 당국의 판단이라고는 하지만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전임 대법원장이 구속됐다”며 “그런 일들이 있는데 문 대통령의 의사에 반하는 판결이 내려지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원래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고 제기한 변호인단의 일원이었다”고 말했다. 대법원이 판결을 내리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눈치를 봤다고 본 것이다.

무토 전 대사는 한국에서 모두 합쳐 12년을 근무한 외교관으로 한국어 회화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퇴한 이후에는 대표적인 혐한 논객으로 활동해왔다. 그는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2017년 6월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라는 책에서 “북한 위기 시기에 한국인은 친북반일 대통령을 선출했다” “내가 과거 만났을 때 문 대통령은 북한 문제만 머리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에 앞서 그해 2월에는 책과 같은 제목의 기고문에서 “한국은 가혹한 경쟁사회로 나는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정말 좋았다”는 ‘망언’을 하기도 했다.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참석하고 있다. 2017.01.13.

무토 전 대사는 전범기업인 미쓰비시 중공업의 고문으로 재직하며 대법원의 강제징용 사건 선고 과정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검찰은 ‘사법농단’ 사건을 수사하며 그가 미쓰비시 고문으로 있던 2013년 1월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당시 대통령직 인수위 외교분과 위원)을 한국에서 직접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무토 전 대사는 미쓰비시의 법률 대리를 맡았던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주선으로 윤 전 장관과 오찬을 했다. 양측은 그 자리에서 전범기업의 손을 들어주는 방향으로 강제징용 사건을 대법원에서 종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최종적으로 ‘양승태 대법원’은 청와대, 외교부와의 조율을 거쳐 박근혜정부 내내 강제징용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지 않았다. 그 사이 소송 당사자들이었던 징용 피해자 9명 중 8명이 세상을 떠났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2017년 10월 30일 유일한 생존자 이춘식(95)씨는 “오늘 나 혼자 나와서 많이 슬프고 눈물이 많이 나온다”며 “마음이 아프고 서운하다”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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