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프리즘]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갑질 사라질까

권순현 입력 2019.07.21. 09:00 수정 2019.07.21. 11:28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명품리포트 맥]

▶ 괴롭힘 금지법 시행…"교묘한 괴롭힘도 OUT"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회사 내 엽기적 갑질 행위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직장 내 괴롭힘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시민단체에 접수된 직장 갑질은 지난해만 2만여건.

음주를 강요하거나 업무 질책 과정에서 모욕감을 주는 등 피해 사례는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개선책을 마련하자는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20대 국회에서만 관련법 개정안이 12건 발의됐고, 상임위와 법제사법위를 거쳐 지난해 12월 본회의에서 통과됐습니다.

<이찬열 / 바른미래당 의원> "환경도 많이 바뀌어 가는데 직장 내 괴로움을 계속 방치할 수만은 없지 않나, 이런 취지에서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자제되고 줄어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16일부터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했습니다.

폭행과 폭언을 하거나 음주, 흡연, 회식 참여 강요는 물론 근로계약서에 없는 허드렛일만 시키거나 일감을 주지 않는 것, 업무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교묘한 괴롭힘도 징계 대상입니다.

정치권에서도 꾸준히 논의돼온 간호사 후배 괴롭힘, 이른바 '태움' 관행도 금지했습니다.

<정호진 / 정의당 대변인> "태움이라는 악습에 경종을 울리고 간호사의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후배가 선배를 괴롭히더라도 직장 내 관계에서 후배가 우위에 있을 경우 괴롭힘에 해당하며, 상사가 SNS에 댓글을 남기며 업무 외적 만남을 강요하거나, 업무와 관련된 질책이라 해도 모욕감을 주려는 의도가 있다면 괴롭힘입니다.

괴롭힘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불이익을 줘도 안됩니다.

괴롭힘 금지법을 통해 그동안 직장인들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업무 외 강요가 사라지고, 근무환경도 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구하림입니다. (halimkoo@yna.co.kr)

▶ 괴롭힘 처벌규정 없고 법 모호…혼란 우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첫날인 16일.

이날 하루에만 모두 9건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MBC 아나운서들의 '1호 진정'과 한국석유공사 직원들의 진정도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개정 근로기준법은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지만, 가해자 처벌규정이 없다는 건 한계입니다.

사업주에게 직장 내 조사와 징계를 맡겼다는 점에서 공정성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나옵니다.

고용노동부는 회사 취업규칙에 괴롭힘 예방과 징계 등을 기재하지 않을 경우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으며, 신고자나 피해자가 불이익을 받으면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최태호 /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장>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신고가 들어왔을 때 어떻게 조치해야 될지 좀 고민했고요. 기본적으로 먼저는 취업규칙에 그런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느냐를 확인해서 조치하는 거고요."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과 기준이 모호해 판단이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업무상 적정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 또 신체적·정신적 고통, 근무환경 악화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령 애인이 생겼는지 물었을 경우 당사자는 불편할 수 있지만, 사회적 통념상 인정되는 간단한 사생활을 묻는 행위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후 성적인 발언이 이어졌느냐가 관건인데 성적 수치심은 사람에 따라 판단이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패방지법,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 초기와 마찬가지로 각 직장에서 혼란이 예상됩니다.

저성과자가 인사ㆍ업무 등에 불만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임다영 / 법무법인 이헌 변호사>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요건들이 많아서 어떤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앞으로 사례가 쌓이고 추후 법원이 판단을 내리게 되면 어려움이 해소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법 취지 자체는 다들 공감하고 있는 만큼 시행착오 등을 거치면서 필요한 부분은 보완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TV 김동욱입니다. (dk1@yna.co.kr)

▶ '직장 내 괴롭힘' 교육·홍보 발빠른 대처

지난 6월 발행된 한 카드사의 웹진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과 예방 등에 관한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미 4월부터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관한 온라인 교육도 진행해왔습니다.

<김광재 / 신한카드> "홍보와 교육을 실시했고, 직원들이 더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도 일선 회사를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에 관한 홍보를 계속해왔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이미 지난 2월부터 직장 내 괴롭힘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예방할 지에 관한 안내서를 배포해 왔습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 "앞으로도 직장 내 상호존중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홍보와 계도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을 법제화하려는 움직임도 구체화됐습니다.

현재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은 성희롱 예방교육처럼 의무적으로 시행되지는 않는데 이를 의무화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김경협 /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직 잘 모르고 많은 부분에서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아요…사전에 예방하는 효과도 있고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직장 내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 정치권의 전향적인 움직임에 직장인들은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이아란 / 서울시 용산구> "상사들이 부하 직원한테 함부로 못 대하고 상호존중이 이뤄져서 업무 효율이 더 높아질 것 같습니다."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부하 직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김민호 / 경기도 성남시> "일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야근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야근을 해줬으면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 직원들한테 이야기 하기가 쉽지 않아요."

아직 정착되지 않아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앞으로 민주적인 직장생활의 토대가 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연합뉴스TV 소재형입니다. (sojay@yna.co.k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