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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원생 4명 중 1명 '마음의 병'..치료 놓쳐 '재범의 늪'으로 [뉴스+]

이강진 입력 2019.07.22.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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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문이 열려있는 차 안에서 현금을 훔쳤다가 소년원에 들어간 A(17)군은 퇴원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친구를 때렸다.

다시 찾은 소년원에서도 A군은 다른 원생을 폭행하는 등 수용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수차례 징계를 받았다.

A군을 지도한 소년원 관계자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조금만 기다렸다가 함께 살자'는 어머니의 거짓말 속에 자란 A군은 애정 상실감이 컸다"며 "모든 어른을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폭력성까지 짙어지면서 재범에 이르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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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원 수감자 중 정신질환 비율 5년새 2배 '껑충' / 75% 충동장애 등 2개 이상 질환 / 재범 위험도 최대 13.5배 높아져 / 전문의 8명.. 11곳 중 6곳만 배치 / 근무시간도 1주일 15시간 그쳐 / 전문치료 가능 '대전소년원' 유일 / "시설·인력 태부족.. 예산 늘려야"
2년 전 문이 열려있는 차 안에서 현금을 훔쳤다가 소년원에 들어간 A(17)군은 퇴원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친구를 때렸다. 다시 찾은 소년원에서도 A군은 다른 원생을 폭행하는 등 수용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수차례 징계를 받았다. 이런 A군의 일탈에는 ‘마음의 병’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아동보호시설에서 자라면서 충동장애와 사회행동장애 등을 키워온 것이다. A군을 지도한 소년원 관계자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조금만 기다렸다가 함께 살자’는 어머니의 거짓말 속에 자란 A군은 애정 상실감이 컸다”며 “모든 어른을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폭력성까지 짙어지면서 재범에 이르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소년원 수감자 중 정신질환을 앓는 청소년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정신질환은 정서적으로 불안한 청소년들에게 재범의 중요 원인이 된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전문 인력과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 제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22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수용된 소년원생 4명 중 1명 이상(27.8%)이 정신질환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13.7%에서 5년 만에 두 배나 증가했다. 정신질환을 앓는 소년원생의 경우 재범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2017년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김봉석 교수(정신건강의학)팀이 발표한 소년원생 면접 조사(남성 소년원생 173명 대상)에서 10명 중 7명(75.1%)은 두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을 함께 앓았고, 이 경우 재범 위험도가 최대 13.5배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년원생들의 재범 확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정신질환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A군은 지난 2월 서울소년원에서 국내 유일의 ‘소년의료보호시설’인 대전소년원으로 옮겨진 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됐다. A군은 앞으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 졸업장도 받겠다는 의지까지 내보이고 있다.
 
A군은 운이 좋은 경우다. 지난해만 정신질환을 앓는 청소년 611명이 새로 소년원에 입소했지만, 이들을 관리하는 정신과 전문의는 전국에 8명뿐이다. 게다가 이들은 전국 소년원(소년분류심사원 포함) 11곳 중 6곳에서만 근무하고 있고, 근무 시간도 고작 주당 15시간에 그친다. 소년원의 한 관계자는 “의사 한 명이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상담하는 것만으로는 (치료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A군이 치료를 받은 대전소년원의 경우 법원에서 치료가 필요하다는 처분을 내리거나 타 소년원 입원 중 정신질환으로 집중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정원 제한과 인력 부족으로 급증하는 정신질환 소년원생들을 모두 받아들이기는 버거운 상태다.
법무부 측은 정신과 전문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업무강도에 비해 급여가 낮은 탓에 소년원 근무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대전소년원의 일부 건물을 리모델링해 내년쯤 독립적인 ‘전문의료소년원’을 설립한다는 방침이지만,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의 협의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김봉석 인제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현재 임상심리전문가 등이 전국 소년원에 배치되어 있지만 정신과 전문의가 전체적인 시스템을 조절하고, 많은 시간을 아이들에게 할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수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신과 전문의의 보수를 현실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예산 확보를 위한 관련 부처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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