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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T 아현지사 화재로 119신고 안 돼 사망".. 유가족 KT에 손배소

김청윤 입력 2019. 07. 23. 06:03 수정 2019. 07. 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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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소방 관계자들이 지난해 11월 25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한 서울 충정로 KT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지난해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119 신고전화가 먹통이 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70대 여성의 유가족들이 KT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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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에 타 통신사 휴대폰 빌려 간신히 신고 / 구조대원 도착했지만 이미 숨져 / 현장조사·합동회의에도 원인 불명 / 특정인에 책임 물을 수 없어 난항 예상
경찰·소방 관계자들이 지난해 11월 25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한 서울 충정로 KT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경찰·소방 관계자들이 지난해 11월 25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한 서울 충정로 KT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지난해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119 신고전화가 먹통이 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70대 여성의 유가족들이 KT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이날 오후 2시 서모(77)씨 등 4명의 유가족이 KT 황창규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연다. 유가족들은 지난 4월 KT가 주의의무 등을 다하지 않아 화재가 났다며 약 95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유가족들은 지난해 11월25일 KT 서울 아현지사 화재로 마포구 지역의 KT 통신이 먹통이 된 탓에 어머니이자 아내인 주모(73)씨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 당일 5시쯤 쓰러진 주씨를 발견한 남편 서씨는 119에 신고하기 위해 내선 전화를 들었지만 먹통이었다. 서씨는 급하게 인공호흡을 시도하며 5시22분 119신고를 했지만 신호가 닿지 않았다. 주씨는 이 과정에서 오전 5시25분쯤 “어”하며 호흡이 돌아왔지만 다시 숨이 멎으려는 듯 위태로웠다. 남편 서씨는 5시26분 다시 한 차례 119신고를 시도했지만 신호가 닿지 않았다.
 
신고전화를 사용할 수 없었던 남편 서씨는 집 밖으로 달려 나가 지나가던 차량을 멈춰 세운 뒤 급하게 마포구를 벗어나달라고 요청했다. 간신히 5시29분쯤 KT 통신사가 아닌 다른 통신사 휴대전화를 행인에게 빌려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은 119대원들이 오전 5시33분쯤 도착했지만 주씨는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였다. 119 대원들이 3분 만에 도착한 것을 감안하면 119에 전화를 걸기 위해 버린 10여분은 119 구급대가 두 번 왕복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서씨는 이후 집 밖으로 달려나가 지나가던 차량을 멈춰 세운 뒤 KT 통신사가 아닌 다른 통신사 휴대전화를 행인에게 빌려 간신히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 신고를 받고 119대원들이 오전 5시39분쯤 도착했지만 주씨는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였다.
 
경찰은 올해 4월까지 세 차례 현장조사와 두 차례 합동회의를 실시했음에도 KT 아현지사 화재 원인을 끝내 규명하지 못했다. 경찰은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특정인에게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밝혔다.
 
KT에 대한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에서 유가족의 손배소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 당일 KT는 119 및 112 신고가 가능하도록 긴급 백업을 실시했으나 특정 기종에서는 백업에도 먹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주씨의 사망이 서씨가 가진 특정 휴대폰 기종 탓인지 KT 화재 탓인지 입증해야 한다. 유가족들은 또 119 신고가 때맞춰 이뤄져 구급대가 더 일찍 도착했다면 주씨가 살았을 것이냐는 점도 입증해야 한다.
 
KT 측은 이번 법정 다툼에 대해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특별한 의견을 표명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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