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영공침범 러 대사대리 초치 항의..재발방지 촉구(종합)

KADIZ 무단 진입 주한중국대사도 초치 항의
외교부 "국방부와 정보 공유, 긴밀히 대응"
영공 침범 질문에 "지금은 말할 수 없어"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대사관 대사대리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로 초치되고 있다. 윤순구 차관보는 이날 러시아 대사대리를 초치해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 2019.07.23.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외교부는 23일 러시아 군용기 1대가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한 것과 관련해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다.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과 독도 영공 침입과 관련해 윤순구 차관보는 이날 오후 3시 외교부 청사로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를 초치해 강하게 항의하고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외교부는 타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례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사안이 엄중하다고 보고, 이날 윤 차관보와 막심 볼코프 주러 대사대리의 모두발언을 언론에 공개했다.

윤 차관보는 차관보실로 입장한 막심 볼코프 대사대리와 아무런 대화를 나누지 않은 채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양측은 굳은 표정으로 서로 인사나 악수를 하지 않고 사진을 촬영한 뒤 착석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대사관 대사대리를 초치해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2019.07.23. mangusta@newsis.com

윤 차관보는 모두발언에서 "오늘 급하게 예정도 없이 (러시아) 대사를 초치한 것은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와 우리 영공 침범에 대해 엄중한 항의의 뜻을 전하며, 재발방지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면담을 마치고 나가던 막심 볼코프 대사대리는 '영공 침범을 왜 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국어로 "지금은 말 할 수 없습니다"라고 답변한 뒤 차를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이에 앞서 외교부는 중국 정찰기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한 데 대해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도 외교청사로 불러들여 엄중히 항의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가 러시아 공군 군용기가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해 23일 오후 서울 외교부청사로 초치되고 있다. 2019.07.23. photo@newsis.com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타국 군용기의 영공 침범과 관련해 "외교부는 국방부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긴밀히 대응하고 있고 계속 그렇게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중국의 폭격기 2대와 러시아 폭격기 2대·정찰기 1대 등 5대가 동해상을 연합 비행하며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수 차례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정찰기 1대는 독도 인근 영공을 두 차례나 침범해 군이 F-15K 전투기를 출격시켜 360여발의 경고사격했다.

영공을 침범한 타국 군용기를 향해 우리 전투기가 경고 사격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시에 KADIZ에 진입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참 관계자는 설명했다.

sho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