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에 10만원 '캐시백' 퍼주다 탈난 인천 지역화폐

손일선,지홍구 2019. 7. 2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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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지역경제 살린다지만
결제액 8~11% 과도한 캐시백
예산 감당안돼 결국 혜택 축소

◆ 지역화폐 포퓰리즘 ◆

지난 18일 인천광역시 서구는 다급하게 '지역화폐' 관련 긴급 조치를 내놨다. 캐시백 혜택을 확 줄이는 내용이다. 기존에는 사용 금액에 관계없이 10%를 캐시백으로 돌려주던 것을 월 결제액 30만원 미만인 경우 10%, 30만~50만원 7%, 50만원 이상 6% 캐시백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지난 5월 도입한 지역화폐 '서로 e음 카드'가 막대한 캐시백 혜택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시작 2개월 만에 벌써 재원을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서구에서는 연말까지 캐시백으로 200억원 가까운 예산이 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정자립도 40%에 불과한 서구가 과도한 퍼주기로 재정난을 자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지역화폐발 포퓰리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어려워지자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역화폐에 국가 예산을 투입하기로 한 중앙정부와 표를 얻기 위해 지역화폐를 남발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의기투합하면서 국민 세금이 낭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인천시가 도입한 지역화폐 '인천 e음 카드'가 포퓰리즘 성격의 지역화폐 대표주자로 꼽힌다.

23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현재 인천에는 10개 군·구 중 서구를 시작으로 연수구, 미추홀구 등 3개구가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지역 상권에서 소비를 하면 서구는 캐시백으로 10%, 연수구는 11%, 미추홀구는 8%를 지급한다. 이들 지역에서는 사실상 부가가치세(10%)를 내지 않고 소비를 하는 셈이다. 결제 금액의 10% 수준을 즉석에서 돌려받다 보니 3개구 지역화폐 가입자도 급증했다.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3개구에서 67만3362명이 가입했고, 이들은 3940억원을 충전해 3623억원을 결제했다. 대략 360억원 선의 혜택이 주어진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할인 금액이 결국 세금에서 충당된다는 점이다. 인천 3구의 캐시백을 위해 국비와 시비, 기초단체 예산이 총동원되고 있다. 국비 4%, 인천 시비 2%에 각 기초단체(서구 4%, 연수구 5%, 미추홀구 2%)가 추가로 자금을 더 집어넣는 구조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중앙정부가 지역 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올해에만 920억원을 지역화폐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무분별한 국가재정 투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용어 설명>

▷ 지역화폐 :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화폐로 종이상품권, 모바일, 카드 형태로 결제할 수 있다.

[손일선 기자 / 인천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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