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하늘에선 전투기 기총 발사, 정작 독도에선 아무도 몰라

김윤호 2019. 7. 23.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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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독도경비대장, "전투기 소리도 듣지 못했다"
김욱조 울릉경비대장, "상황을 보도 보고 알았다"
23일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상공에 침범하고, 이에 맞서 공군이 경고 사격까지 하는 긴박한 상황이 발생했지만, 정작 독도·울릉도에선 뉴스를 보고 뒤늦게 상황을 안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상황이 상당히 높은 고도에서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가 23일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뉴스1]

김태영 독도경비대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전투기가 날아다니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진 이 날 오전엔 평소와 달리 20명의 독도경비대원이 선착장 쪽에 나와 있었다. 그런데 누구도 전투기를 보거나, 전투기가 날아가는 소리조차 듣지 못했다. 나중에 뉴스를 보고, 상공에서 그런 일이 생긴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독도경비대에 자체 레이더가 있는데, 해상 18마일까지 확인하는 말 그대로 해상용이다. 독도 상공에 전투기가 나타났다는 것을 우리는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듣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며 "일주일에 한두 차례 독도 인근에 모습을 보이는 일본 순시선도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울릉도에서도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김욱조 울릉경비대장은 "울릉도에서 전투기 소음이나, 전투기 기관총 소음 등을 듣지 못했다. 나중에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한 독도경비대원은 "상황실에 있었는데 전투기가 출동하는 긴박한 상황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동료 대원들도 아무 소리가 없었다고 한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 아침 중국 H-6 폭격기 2대와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 등 5대가 KADIZ에 진입했고, 이 가운데 러시아 A-50 1대는 독도 인근 영공을 두 차례에 걸쳐 7분간 침범해 우리 군이 대응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2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군용기 5대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A-50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했다. 사진은 러시아 TU-95 폭격기 모습. [연합뉴스]

A-50은 오전 9시 9분부터 12분까지 3분간 독도 영공을 5노티컬마일(9.26㎞) 침범한 데 이어 오전 9시 33분부터 37분까지 4분간 2차로 독도 영공을 3.5 노티컬마일(6.4㎞) 침범했다.

이에 대응해 공군 F-15K와 F-16 전투기가 긴급 출격했고, 이 가운데 F-16이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A-50에 대응했다. F-16은 1차 침범한 A-50에 대해 미사일 회피용 플레어 10여발과 기총 80여발을, 2차 침범 때는 플레어 10발과 기총 280여발을 각각 경고 사격했다.

안동=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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