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기술이라 광고했지만..'예고된 비극'

박민주 2019. 7.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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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만 천 4백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을 만큼 이 사건은 말 그대로 사회적 참사입니다.

오늘 검찰 수사결과를 종합해보면 25년 전, 가습기 살균제가 처음 개발될 때부터 이미 참사가 시작됐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그리고 이 비극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이어서 박민주 기잡니다.

◀ 리포트 ▶

지난 1994년, SK 케미칼의 전신 유공은 세계 최초로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했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검찰이 당시 유공의 기록을 압수해 분석한 결과, 안전성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이 출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의뢰를 받고 연구를 진행한 학자도 제품이 어디에 쓰이는지를 몰랐고, 안전성을 입증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영순/서울대 수의학과 교수(2016년 청문회)] "(쥐 실험) 급성 독성 데이터 하나 가지고 그걸 가지고 인체에 무해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주 무책임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2011년 판매가 금지될 때까지 17년간 참사의 불씨를 안은 채, 가습기 살균제는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습니다.

그 뒤, SK 케미칼이 하청업체를 통해 생산한 PHMG 성분을 사용해,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판매했고, 옥시관계자들은 지난 2016년 수사에서 재판에 넘겨져 최고 징역 6년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당시 동물 실험에서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SK 케미칼, 애경, 이마트 등이 판매한 CMIT MIT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는 처벌을 피했습니다.

사회적 참사의 실상이 속속 밝혀지는 가운데에서도 당시 박근혜 정부는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요구한 특별법 제정에도 계속 반대했습니다.

2019년 현재, 특별법 제정도 완료됐고 사회적 참사 특조위도 활동 중이지만, 이미 사망자는 1,400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래서 이번 재수사는 3년 전에 했어야 할 단죄가 지연돼 실현된 것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민주입니다.

박민주 기자 (minju@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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