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새 총리 된 보리스 존슨 "10월31일 브렉시트 할 것"

정원식 기자 2019. 7. 2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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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보수당원 투표 13만8809표 중 66.4% 얻어…24일 취임
ㆍ노딜 브렉시트 가속화 전망…재무·법무 등 각료 줄사퇴
ㆍ잇단 인종·성차별 발언에 ‘영국의 트럼프’라 불리기도

영국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차기 총리가 되는 당 대표에 선출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런던 | EPA연합뉴스

이변은 없었다. 영국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55)이 23일(현지시간) 새 총리로 결정됐다. 존슨 전 장관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관련해 EU와의 완전한 단절을 주장해온 강경파다. 브렉시트로 쪼개진 영국 정치의 분열과 불안정이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보수당은 이날 보수당원 우편투표 실시 결과 존슨 전 장관이 13만8809표 가운데 66.4%를 획득,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33.6%)을 누르고 테리사 메이 총리의 뒤를 잇는 보수당 대표 겸 총리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당원 투표는 지난달 22일부터 전날까지 실시됐다. 존슨 전 장관은 24일 총리로 취임한다.

그는 수락연설에서 “(보수당은) 브렉시트를 하고, 나라를 통합하고, (노동당 대표) 제러미 코빈을 이길 것”이라면서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이봐, 우리는 10월31일에 브렉시트를 할 거야’”라고 말했다.

보수당 내에서 존슨은 보수당이 처한 위기를 해결해줄 ‘해결사’로 여겨진다. 메이 총리의 탈퇴 협상안은 강경파와 온건파의 견해가 갈리면서 세 차례 부결됐다. 애초 3월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는 오는 10월31일로 연기됐다. 이는 2016년 국민투표에서 탈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거센 역풍을 불렀다. 보수당은 지난 5월 말 유럽의회 선거에서 브렉시트당의 돌풍에 휘말리면서 5위로 추락했다. 존슨은 브렉시트를 못하면 “당이 소멸할 수도 있다”며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고 약속했다. 더타임스는 보수당 지지자들은 존슨이 “영국과 보수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존슨은 1987년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기자로 일했다. 2001년 의회에 진출했다. 텔레그래프 브뤼셀특파원 시절에는 EU의 규제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해 EU에 대한 영국인들의 반감을 부채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원 시절에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소탈한 모습과 TV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언변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반면 존슨은 잇단 막말로 ‘영국의 도널드 트럼프’로도 불린다. 그는 아프리카인들을 ‘흑인 어린이’를 뜻하는 멸칭으로 부르고 부르카를 쓴 무슬림 여성을 “우체통”으로 묘사하는 등 인종주의·성차별·이슬람 혐오가 담긴 발언들로 비난받았다. 총리직 수행에도 의문부호가 찍힌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는 인기 있는 런던시장이었지만 최악의 외무장관이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한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2018년 존슨이 외무장관을 그만둘 때) 예측할 수 없고 실수투성이에 일관성 없고 산만한 그를 떠나보내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존슨은 경선에 나서면서 사회 통합을 강조했다. 그러나 존슨의 당선을 전후해 각료들의 줄사퇴가 이어져 영국 정부는 더욱 흔들리는 모양새다. 전날 앨런 덩컨 외무부 부장관이 사퇴한 데 이어 이날 앤 밀턴 교육부 부장관이 경선 결과 발표 전에 사퇴했다.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도 24일 사퇴할 예정이다. 가디언은 “존슨에게 ‘노딜’을 포기하지 않으면 총리직에 오래 머물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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