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6캔 5000원' 행사했다가.."이마트도 불매"에 혼쭐

김영주 2019. 7. 2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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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매 확산에 업계 희비
일본여행 취소하면 다양한 보상
쌀 10kg 증정, 콘도 70% 할인도

일본 불매운동 확산으로 유통업계가 바짝 몸을 사렸다.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른 기업이나 브랜드는 물론 뜻하지 않게 유탄을 맞은 곳도 있다. 반면 일본여행을 취소하면 쌀을 주거나 패키지 상품을 대폭 할인하는 곳도 생겼다.

이마트 양재점은 지난 22일 ‘아사히 블랙 6캔(350mL) 5000원’ 할인 이벤트를 하다 누리꾼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SNS를 통해 “이마트도 불매”가 빠르게 전파된 것은 물론 일부 소비자는 해당 매장에 항의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통상적인 할인 행사였다. 마트는 유통 기한이 임박(6개월이 이내)한 맥주에 한해 종종 할인 판매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할인 행사는 일본 불매운동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달부터 했던 것”라며 “해당 이벤트는 곧바로 철수했다”고 말했다.

일본 맥주 삿포로도 이날 누리꾼의 입길에 올랐다. 삿포로·에비스 등 일본 맥주를 수입하는 엠즈베버리지의 관계사 임원이 직원에게 “계열사가 어렵다고 한다. 관리자 이상 직원들은 최소 한 박스 이상씩 일본 맥주를 주문하자”고 보낸 이메일이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엠즈베버리지 관계자는 "강매는 아니다. 임원이 애사심 차원에서 직원 몰을 통해서 팔아주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인의 잘못된 판단으로 본다. 문제가 되자 즉각 철회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불매운동이 거세지며 온라인을 통해 불매 리스트가 확산 중이다.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불매운동의 타깃이 되지 않기 위해)최대한 조심하고 있지만, 불똥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원리조트는 지난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일 본 항공권을 취소한 소비자에게 한해 파격 할인을 한다고 알렸다. [사진 하이원리조트]
일본 등 해외여행을 취소하면 혜택을 주는 곳도 생겼다. 하이원리조트는 해외 항공권(선박 포함)을 취소하고 국내 여행으로 대신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특가 패키지 상품을 지난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선보였다. 54만원짜리 콘도 패키지를 12만9000원에 판매하는 식이다.

나흘 동안 혜택을 본 소비자 14명 중 10명이 일본여행을 취소한 경우였다. 하이원리조트 관계자는 "확인한 14명은 이미 체크인한 고객 수”라며 "체크인할 때 취소한 일본 항공권 바우처를 통해 검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815개 한정으로 내놓은 하이원 패키지는 547개가 팔려 예약률 67%를 보였다. 앞으로 체크인을 통해 ‘일본여행 취소 인증’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단, 항공권 취소 일자는 지난 22일 이전으로 제한된다. 패키지 상품을 예약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외 항공권을 예약·취소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일본을 안 가면 쌀을 한 포대 주는 곳도 있다. 전남 곡성 석곡농협은 지난 19일 일본여행을 취소한 소비자에게 10㎏ 쌀을 한 포대씩 주겠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대상은 "1인 기준 일본 여행비가 100만원 이상인 계약을 해지한 경우”로 나흘 동안 200명가량이 신청했다. 석곡농협 관계자는 "여행 출발일은 18일 이전, 예약 취소 시점은 12일 이후에 한정된다”며 "홈페이지 게시 후 사실상 21~22일 신청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석곡농협 이벤트는 23일까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의 불매운동과 (불매에 대한) 보상판매 방식 모두 온라인 환경에서 파급성이 크다”며 "SNS 등이 촉매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 "보상판매가 마케팅 수단이 될 경우 오히려 소비자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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