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총리 "한국은 시간·돈뿐만 아니라 사랑도 줬다"

'독립영웅' 루왁 총리, 대통령 역임 후 지난해 총리 취임
"동티모르 청년들, 한국서 경험 쌓고 경제 발전 기여하길"

(딜리=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타우르 마탄 루왁 동티모르 총리는 23일(현지시간) "한국은 지난 20년간 동티모르에 시간과 돈만 지원해 준 것이 아니라 사랑도 줬다"고 말했다.

루왁 총리는 이날 동티모르 독립투표 20주년 및 상록수부대 파병 20주년을 맞아 딜리의 정부청사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타우르 마탄 루왁 동티모르 총리 [딜리=연합뉴스]

그는 "동티모르는 1999년 8월 30일 독립투표 가결 후 많은 어려움을 거쳐 평화롭고 안정적인 나라가 됐다"며 "상록수부대를 포함해 여러 나라가 평화유지군을 보내 지원해준 덕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티모르가 그동안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노력하고 있고, 그 길로 가고 있다"며 "동티모르 국민 개인의 삶이 달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루왁 총리는 "지난 20년간 한국의 도움에 깊이 감사드리고 앞으로 100년 더 같이할 것으로 믿는다"며 "모든 지원을 (우리가) 갚을 수는 없지만, 하나님이 갚아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한국의 경제성장을 본받고 싶다"며 특히 "나를 포함해 동티모르 지도자들이 산속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사람들이라 나라를 운영하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루왁 총리는 24년 동안 산속에서 게릴라로 활동한 독립 영웅이자 군 총사령관 출신으로, 2012∼2017년에는 동티모르 3대 대통령을 지내고 작년에 다시 총리가 됐다.

타우르 마탄 루왁 동티모르 총리 [딜리=연합뉴스]

루왁 총리는 한국의 다양한 지원 중에서도 고용허가제에 따른 동티모르 청년들의 한국 취업이 성과가 가장 크다고 꼽았다.

그는 "한국에서 일하는 동티모르 청년들이 경험을 쌓고, 기술을 배우고, 돈을 벌어서 동티모르로 돌아와 경제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2009년부터 한국어시험 통과 등 조건을 갖춘 동티모르인을 근로자로 받아주고 있으며, 지금까지 3천여명이 한국으로 건너갔다.

루왁 총리는 "민간업체가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테니, 한국의 제조업체들이 동티모르로 많이 오길 바란다"며 "'아시아의 기적'이라 불리는 한국의 경험을 나눠 받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고용허가제로 한국 취업하고자 한국어 공부하는 동티모르 학생들 [딜리=연합뉴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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