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군인 죽음 부른 가혹행위..가해자는 동기생

박진영 2019. 7. 2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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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5월, 육군 병사 1명이 군대 내 가혹 행위를 견디다 못해 휴가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가해자는 선임이 아닌 동기 생활관에서 함께 지내던, 피해자보다 나이가 많은 동기들이었는데 부대는 피해자의 고충 토로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살 육군 병사가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대학을 휴학하고 군대 간 지 1 년 여 만입니다.

동기생들의 집단 괴롭힘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습니다.

말을 제대로 못한다, 축구를 하다 실수를 했다, 는 이유로 온갖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습니다.

가해자 이 모 상병 등 3명은 피해자와 동기생이었지만, 나이가 어리다며 막내라 불렀고 온갖 궂은 일과 잔심부름을 도맡아 시켰습니다.

[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 : "다른 애들은 (아들보다) 전부다 두 세 살 많은 거예요. 남자들은 학교 다닐 때에도 두 명, 세 명만 있어도 서열을 정하는데, 나이 많고 적으면 형, 동생으로 취급 받는 거잖아요."]

피해 병사는 지난 5월 지휘관에게 고충을 토로했지만, 지휘관은 오히려 가해자와의 화해를 종용했습니다.

결국 피해 병사는 불안 증세로 청원 휴가를 나왔고, 이틀 뒤 가해 병사로부터 화해를 종용하는 듯한 전화를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2014년 동기생활관 제도 도입 이후 동기간 가혹행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도 군은 동기 생활관 관리에 소홀했습니다.

피해 병사를 대상으로 7차례 실시한 인적성 검사에서 5차례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해당 사단장은 부조리가 아니라며 발뺌하고 있습니다.

[김인건/육군 51사단 사단장 : "군의 부조리 이런 것이 아니고,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젊은 친구들이 생각이 깊지 않아가지고..."]

군 검찰은 가해병사인 이 모 상병 등 3명을 모욕죄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지만, 사단장은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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