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공 침범 안 해"..정부 "사실 왜곡한 것"
[경향신문] ㆍ러, 전날 “기기 오작동…유감”서 입장 돌변 “독도서 25㎞ 이상 떨어져”
ㆍ러 대사대리 “한국과 협력해 진상조사”…국방부, 25일 러와 실무협의
러시아 정부가 자국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과 관련해 24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정부에 전해왔다. 정부는 “러시아 측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러시아는 전날 주한 러시아대사관 차석 무관을 통해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으나,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다만 러시아는 대사대리를 통해 “한국의 협력 요청하에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양국 간 진상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오전 국방부로 보낸 전문에서 “객관적인 영공 감식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공군기는 한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독도로부터 25㎞ 이상 떨어진 상공에서 계획된 항로를 벗어나지 않고 비행했다”면서 “러시아 공군기들은 엄격하게 국제법 규정에 따라 비행했다”고 주장했다고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이어 “한국의 F16 전투기 2대가 러시아 공군기 한 대의 비행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등 비전문적인 비행을 했다”며 “한국 공군 측의 유사한 비행이 반복되면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국방부는 “러시아 측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일 뿐만 아니라 어제 외교경로를 통해 밝힌 유감 표명과 정확한 조사 및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과 배치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가 우리 KADIZ(한국방공식별구역)를 무단 진입했고,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자료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러시아가 주한 러시아대사관 차석 무관을 통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영공 침범 사실을 인정해놓고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다만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만나 “구체적 시간과 좌표를 알려달라는 요청 등을 한국 정부에 했다. 언제든 필요한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국 간 진상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2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러시아 측과 실무협의를 갖는다. 국방부는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 사실을 입증하는 레이더 영상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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