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이론, 먼 우주-블랙홀에서 다시 한번 증명

윤신영 기자 2019. 7. 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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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은하 규모의 넓은 우주와, 강력한 중력이 작용하는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작동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검증됐다.

100년 전인 1919년, 영국 천문학자팀이 일식 때 태양 주변에서 시공간이 휘는 현상을 통해 태양계 규모의 우주에서 검증한 이후 은하 규모에서 이를 다시 검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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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팀, 우리은하 초대질량블랙홀 주변 별 관측해 일반상대성이론 검증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은하 규모의 넓은 우주와, 강력한 중력이 작용하는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작동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검증됐다. 100년 전인 1919년, 영국 천문학자팀이 일식 때 태양 주변에서 시공간이 휘는 현상을 통해 태양계 규모의 우주에서 검증한 이후 은하 규모에서 이를 다시 검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4월 인류 최초로 블랙홀의 그림자를 관측하는 과정에서 확인한 사실을, 이번에는 더 정확하고 방대한 데이터로 다시 한번 확인했다. 물리학계 일각에서 제기해 온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100년 전 관측을 통해 증명된 태양계 규모에서만 통할 뿐 먼 우주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사실상 잠재운 것으로 평가된다.

안드레아 게즈 미국 로스앤젤리스 캘리포니아대(UCLA) 물리천문학부 교수팀은 우리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거대한 블랙홀 주변을 도는 별의 빛 파장을 관측한 결과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예측한 것과 일치하는 특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해 ‘사이언스’ 2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리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S0-2라는 별을 24년 동안 관측한 자료를 분석했다. 우리은하 중심에는 태양보다 질량이 400만 배 큰 거대한 블랙홀(초대질량블랙홀) ‘사수자리A별’이 있는데, S0-2는 이 별 주변을 가장 빠르게 도는 별 중 하나다. 블랙홀을 한 바퀴 공전하는 데 지구 시간으로 11년 반이 걸리며, 공전 속도는 시속 2560만km이 넘는 것으로 측정됐다.

게즈 교수팀은 1995~2017년까지 24년 동안 S0-2를 관측한 데이터를 이용해 이 별의 궤도를 3차원으로 정확히 분석했다. 또 미국 하와이에 위치한 켁 망원경을 이용해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이 별이 사수자리A별에 접근할 때를 세 번에 걸쳐 관측한 뒤 별빛의 파장 변화를 분석했다. 당시 S0-2는 사수자리A별에 지구에서 태양 사이 거리의 120배에 해당하는 지점까지 접근했고, 공전속도는 빛의 속도의 2.7%까지 빨라졌던 것으로 관측됐다. 블랙홀에 의한 강력한 중력 영향을 시험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연구팀은 이 별의 빛 파장이 길어지는지 또는 빨라지는지 분석했다. 강력한 중력장을 지닌 천체(초대질량블랙홀 등) 주변에서 나오는 빛의 파장은 두 가지 요소에 의해 변형된다. 하나는 이동하는 별의 속도다. 가깝게 다가오는 구급차의 소리가 멀어지는 소리보다 높게 들리는 ‘도플러 효과’가 일어나 지구 쪽으로 접근할 때 별에서 나온 광자의 파장은 짧아지고(청색편이), 반대로 멀어질 때는 길어진다(적색편이). 다른 요소는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른 것으로, 블랙홀 주변의 강력한 중력장을 벗어나기 위해 광자가 에너지를 잃으면서 파장이 길어지는 현상이다(적색편이). 

우리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초대질량블랙홀(그림에서 깊은 우물처럼 묘사된 시공간 위에 위치)을 도는 별 S0-2의 궤도를 상상한 그림이다. UCLA 제공

게즈 교수팀은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파장이 적색편이를 겪으며, 그 원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이 예측한 중력의 영향임을 밝혔다. 반대로 뉴턴역학으로 이를 설명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관측 결과 뉴턴역학이 배제될 가능성이 99.9999%이상(5시그마)”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로 적어도 은하 규모와 블랙홀 주변까지는 아인슈타인이 옳았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밝혀졌다. 이 결과는 지난 4월, 블랙홀의 그림자 관측 과정에서 초대질량블랙홀이 주변 시공간을 구부리고, 그 결과 주변 및 블랙홀 기준으로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더 먼 별의 빛이 휘어 지구에 도달하는 ‘중력렌즈’ 현상을 통해 일반상대성이론을 검증한 결과와도 일치한다. 하지만 연구팀은 아직 더 먼 우주와 더 극한 환경을 대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게즈 교수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지금까지의 관측 결과까지는 옳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며 “다만 블랙홀 내부의 중력을 완전히 설명하지 못하는 등 취약점도 있다. 블랙홀의 중력을 설명하는 보다 완전한 이론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즈 UCLA 교수팀이 S0-2의 궤도를 관측한 방법을 설명했다. 비록 평면으로만 관측할 수 있지만, 24년 동안 관측 데이터가 쌓이면서 별의 3차원 궤적을 상세히 복원할 수 있었다. 이 궤도가 별빛의 적색편이 가운데 중력에 의한 효과를 분석하는 데 기초자료가 됐다. UCLA 제공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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