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이것까지?"..더 깊고 넓어지는 日 불매운동

박가영 기자 2019. 7. 26.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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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들어간 SNS 계정 바꾸고, 일본 제품 택배 거부까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의 수출규제를 두고 한일 양국이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반일 감정이 고조되며 의류, 식품 분야에서 시작된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국민도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24일 일본제품 불매운동 참여 여부와 향후 참여 의사에 관한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민 10명 중 6명이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답한 국민은 전체의 62.8%였다. 지난 10일 1차 조사에서는 48.0%, 일주일 뒤인 17일 2차 조사에서는 54.6%로 집계된 것과 비교했을 때 매주 7~8%가량씩 늘어난 것이다.

◇횟집·택배·재래시장까지…"일본제품 'NO'!"

이번 불매운동은 과거와 달리 판매자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농협 하나로마트 창동점은 지난 9일부터 매장 내 일본산 제품들을 모두 판매 중지했다. 일본산 제품들이 있던 자리에는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자리 잡았다. 욱일기 위에 '엑스' 표시를 넣은 사진과 'NO Selling, No Buying'(팔지 않고, 사지 않는다), 'Boycott Japan'(보이콧 일본) 등의 문구가 눈길을 끈다.

지난 24일 서울 강북구 수유 재래시장에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현수막이 내걸린 모습/사진=뉴스1


대구의 한 횟집은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에 맞서 일본 주류 판매를 전면 중지한다"는 현수막을 건물 외벽에 내걸어 불매운동 중임을 알리기도 했다. 현수막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캐리커처와 '아베 신조 OUT'이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지난 24일 택배 노동자들은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 제품을 배송을 거부하고, 마트 노동자들은 고객에게 일본 제품을 안내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재래시장도 불매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 수유재래시장에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관련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엔 '저희 수유재래시장은 항일 불매운동의 선봉이 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다.

◇"오늘부터 '짱구' 사진 안 올립니다"…'인스타그램'으로 불매 동참

소비자들은 전보다 세밀하게 '일본산'을 불매 중이다. 일본 제품을 사고팔지 않는 것은 물론 영화, 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까지 불매가 번지고 있다.

최근 한 유쾌한 불매운동이 누리꾼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에 등장하는 음식을 캡처해 올리던 인스타그램 계정주(jjang_gujoa·짱구조아)가 지난 19일 불매 운동을 선언하며 일본 애니메이션 업로드를 포기한 것.

이 계정주는 '보이콧 재팬' 포스터와 함께 "그동안 짱구캡처스타그램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다음 게시물부턴 검정 고무신 캡처를 올리겠다. 불매운동에 동참해달라"라는 글을 게재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를 캡처해 올리던 계정이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국산만화 '검정 고무신' 게시물을 업로드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계정 변경 전, 오른쪽은 변경 후/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팔로워가 1만2500여명 이상인 인기 계정이었지만 계정주는 불매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아이디도 'gomoosin_joa'(고무신조아)로 바꿨다. 계정주는 불매운동을 선언한 지난 19일 이후 국산 만화 '검정 고무신'에 등장하는 음식들을 캡처해 업로드하고 있다.

국산 영화 일부도 '일본 불매운동'의 타깃이 됐다. 온라인상에서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이 퍼지며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국산 영화도 불매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누리꾼들은 개봉을 앞둔 영화 중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작품을 꼽아 목록을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일상 속 언어도 '탈(脫)일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땡땡이(물방울무늬) △땡깡(떼쓴다) △간지(본새) △소라색(하늘색) 등 일본어라고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단어들이 순화 대상이다.

최근 그룹 소녀시대 효연과 김소영 전 아나운서는 일본어가 포함돼 있던 사회연결망서비스(SNS) 계정 아이디를 변경했다. 효연은 '나는'이란 뜻의 일본어 '와타시와'가 포함된 'watasiwahyo'를 'hyoyeon_x_x'로, 김 전 아나운서는 일본어 '모찌(찹쌀떡)'가 들어간 'mochi_1022'에서 'thing_1022'로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바꿨다. 두 사람의 아이디 변경은 일본 불매운동 흐름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누리꾼은 "이제라도 일본 제품, 문화 등 '일본산'을 소비할 때 눈치 보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서 정말 다행이다. 올여름을 지나 가을, 겨울, 그리고 내년 봄까지 불매운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한국 불매운동 오래 못 간다'는 일본인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일제 불매가 국민 정서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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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영 기자 park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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