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람튜브 빌딩 매입'보다 주목해야 할 사실

정철운 기자 2019. 7. 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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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콘텐츠 성공, 영유아 시청시간에 비례…스마트폰 '과의존' 아이들 늘었다 영유아기 과도한 미디어 이용은 ADHD로 이어질 수 있어, 부모의 문제의식 중요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95억원 빌딩 매입 '보람튜브'에 자괴감 느끼는 어른들?" (매일경제)
"키즈 유튜버 얼마나 벌기에…6세 보람이는 95억 빌딩 사나" (중앙일보)

키즈콘텐츠로 많은 수익을 올리는 '보람튜브'. 주요 언론 보도는 '자괴감'또는 매출 규모에 주목했으나 정작 언론이 주목해야 할 지점은 보람튜브 '시청자'들이다. 177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보람튜브 수익은 정확히 영유아(6세 미만) 및 어린이 시청시간에 비례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표한 '유아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 현황과 해외사례 및 개선방안'보고서에 따르면 영유아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 연령대는 낮아지고, 미디어이용률 및 이용시간은 증가하고 있다. 또한 2017년 전국 1만 가구의 만3~69세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과의존 조사에 의하면 만 3~9세 유아의 19.1%가 과의존 위험군으로, 2015년 대비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3~9세의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일주일 평균 7.2시간으로 나타났다. 하루 한 시간씩은 부모의 스마트폰을 빼앗아, 또는 넘겨받아, 또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통해 유튜브나 틱톡 등 디지털미디어를 이용하고 있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

그러나 부모들이 체감하는 아이들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시간은 7.2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게 현실이다. 안산시에서 5세·4세·2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보통 일어나자마자 30분 보고 어린이집 다녀와서 1시간~1시간30분 정도 본다. 주말에는 어린이집을 가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이 시청한다"며 통계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어린이. ⓒ게티이미지.

영유아 및 어린이의 유튜브 이용시간은 부모의 소득이 높을수록 줄어들고, 소득이 낮을수록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이는 태권도·피아노 등 학원 등원 여부, 부모의 엄격한 관리차이에서 비롯된다. 부모가 맞벌이거나, 야근이 잦을수록 이용시간은 더욱 늘어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만4세 유아 169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영유아기의 과도한 미디어 이용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관련해 주의집중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나타났다.

부모들은 걱정한다. 인천시에서 7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아이가 유튜브에 중독될까 싶어 평소 시청시간을 관리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당장 식당에서 편하게 밥을 먹기 위해, 고속도로에서 조용히 운전하기 위해, 집에서 쉬기 위해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기도 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영유아 미디어이용은 부모 또는 보호자의 허락과 통제에 달려있기 때문에 어린이 및 청소년에 비해 어른들의 책임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부모의 스마트폰 등 미디어 이용 시간이 많을수록 영유아기 자녀의 미디어 이용시간도 많다는 연구도 있다"며 건전한 미디어이용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2016년부터 만 18개월 이하 영유아는 스크린 미디어를 이용하지 않아야 하고 만 18~24개월 영유아는 보호자가 함께 시청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만 2~5세 어린이들은 하루 1시간 이내로 시청을 제한하고, 만 6세 이상 어린이에게는 미디어 이용시간과 미디어의 종류를 제한하고 적절한 수면과 신체활동이 대체되지 않도록 유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현재 국가정보화기본법 제30조의8제2항에 의해 국내 어린이집·유치원은 연 1회 이상 인터넷중독 예방 및 해소를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정부는 주기적인 영유아 미디어이용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다양한 미디어의 등장과 이용에 따른 세부적 지침을 마련하고 지키도록 권고함으로써 영유아의 디지털 미디어 기기 이용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영유아 부모라면 '보람튜브'의 성공을 부러워할 게 아니라 아이들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실태를 돌아보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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