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징용' 조선인 피와 땀 서려..'명부 공개'부터

고현승 입력 2019. 7. 28. 20:22 수정 2019. 7. 28.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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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일본은, 우리 정부가`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을 근거로 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지키지 않으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일제 강점기 시절 강제징용에 대한 조사와 보상 또 배상은 제대로 처리됐을까요.

저희 취재진이 확인해봤더니 일본 가나가와현의 사가미댐 강제 징용 사례를 보면, 아직 기초적인 사실 조사도 안 돼있었습니다.

도쿄 고현승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도쿄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가나가와현 사가미 댐.

댐으로 생긴 호수는 1964년 도쿄올림픽 조정 경기장으로 쓰였고, 지금은 관광객들이 오리보트를 타는 유원지입니다.

사가미댐은 대동아 전쟁이 한창이던 1941년, 도쿄 일대 공업지대의 군수품 생산에 필요한 전기와 공업용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추진됐습니다.

처음엔 일본인 학도병과 중국인 포로를 동원했지만, 인력이 부족하자 일본 정부는 1942년부터 조선인 강제징용을 활용합니다.

47년 완공 때까지 동원된 조선인은 약 2천4백명, 전체 인력의 60%를 차지합니다.

"돈을 벌 기회"란 말에 속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강제로 끌려왔습니다.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의 가슴엔 모집을 의미하는 '마루보'라는 표식을 붙여놓고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격리했습니다.

[다나카 나리마사/사가미댐 역사를 기록하는 모임] "'마루보'라고 여기 동그라미에 모집이라고 썼는데, 이건 연행된, 강제연행됐다고 하는데, 여러 형태로 강제로 데려온 사람들이 이 시설에 격리돼있었고, 그게 '마루보'입니다."

강제 징용된 '마루보'들은 하루 11시간씩 가장 험난한 작업에 투입됐고, 급료도 제대로 못받았습니다.

공식 사망자 52명 중 조선인은 17명, 그나마 강제동원 명부가 공개되지 않아 창씨개명을 하지않은, 한국식 이름으로만 파악된 숫자일 뿐입니다.

재일교포와 시민단체의 끈질긴 요청으로 지난 93년 지자체에서 한글과 중국어를 넣은 추모비를 세웠고 해마다 추도식도 열고 있습니다.

올해 추도식에는 이 문제를 조사해온 연구단체 등 한국인들도 참여했습니다.

[정혜경/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연구위원] "한국이든 일본이든 사실의 무게를 우리가 느껴야된다고 봐요. 이때에 우리가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걸 정말 담백하게 이야기하고 그 선에서 무언가를 출발할 수 있다고 봐요."

조선인들의 피와 땀이 서려있는 이곳 사가미댐은 지금도 일본 주민들의 휴식처이자 식수와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제징용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는 아직 첫발도 떼지 못한 상황입니다.

가나가와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고현승 기자 (countach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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