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땡하면 회식 끝".. 노래방 30년 전성기 저문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요즘 누가 2차로 노래방을 가요. 9시 '땡' 하면 회식 끝이죠."
직장생활 12년 차인 박모 씨는 부서 회식 때 노래방을 안 간 지 5년이 넘은 것 같다고 했다.
본인이 입사했을 때만 해도 회식의 '종착지'는 당연히 노래방이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의 추구,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삶의 방식과 직장 내 회식 문화가 달라지면서 노래방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국 노래방 수 3만2796개로 감소.. 작년엔 폐업이 창업의 2배 육박
당구장-커피숍 등 증가도 영향
직장생활 12년 차인 박모 씨는 부서 회식 때 노래방을 안 간 지 5년이 넘은 것 같다고 했다. 본인이 입사했을 때만 해도 회식의 ‘종착지’는 당연히 노래방이었다. 자정을 넘어 도착한 노래방에서 직장 상사의 노래에 춤을 추며 흥을 돋우는 역할은 부서 막내였던 박 씨의 몫이었다. 하지만 요즘 회식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회식은 가볍게 1차 장소에서 오후 9시쯤이면 끝난다. 술을 좋아하는 직원만 따로 2차를 간다. 박 씨는 “직장 상사들도 부하 직원 눈치를 많이 보고, 자칫하면 노래방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생길 수도 있다”며 “2, 3차에 노래방 가는 건 완전히 옛날 일이 됐다”고 말했다.
30년간 국민들의 단골 유흥 장소였던 노래방이 사라지고 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의 추구,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삶의 방식과 직장 내 회식 문화가 달라지면서 노래방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 경영연구소가 28일 발표한 ‘노래방 현황 및 시장 여건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국 노래방 수는 2011년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1년 3만5316개였던 전국 노래방 수는 점점 줄어들어 올해 5월 3만2796개가 됐다. 신규 창업보다 휴·폐업이 더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노래방이 등장한 1991년 이후 가장 적은 766개가 신규 등록했고 폐업 수는 그 두 배인 1413개로 집계됐다. 올해 5월까지의 신규 등록 수도 2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15건)에 비해 줄었다.
한때 유행을 탔던 코인노래방도 최근엔 주춤한 상황이다. 코인노래방은 기존 노래방보다 방 크기가 작고 요금을 시간 단위가 아닌 곡 단위로 지불한다. 코인노래방의 신규 등록 수는 2012년 17건에서 2017년 778건으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409건으로 다소 줄었다.
여가를 보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늘고 있는 것도 노래방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커피숍, 당구장, 스크린골프 등 노래방을 대체할 수 있는 여가 시설은 늘고 있다. 국세청의 올해 4월 기준 사업자 통계에 따르면 2016년 8월 대비 커피숍은 1만8807개, 당구장은 1673개, 서점은 259개가 각각 늘었다. 최근에는 새벽까지 회식을 이어가 다음 날 업무에 지장을 주기보다는 커피숍에서 술을 깨면서 회식을 끝내는 문화도 늘고 있다.
이택수 KB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노래방 수 감소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 소비 트렌드의 변화 때문”이라며 “노래방도 상권별, 목표 고객별 특화된 서비스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럼프, 中압박 위해 WTO 흔드나..韓에 불똥 우려
- 中언론 "美, WTO 개도국서 中 빼자는건 국제경제질서 무시"
- 트럼프 "무역협상 재개하지만 중국이 협정 미루려 할 것"
- 예고된 인재.."광주 클럽, 작년에도 무너져"
- 北선원들, 귀순의사 질문에 "일 없습니다"..합동조사 진행
- 北나포된 러 선박 탑승 우리 국민 2명 11일 만에 귀환..신변 이상 없어
- 文대통령, 여름 휴가 전격 취소..靑 "집무실서 정상근무 예정"
- "北, 文정부가 보낸 귤 200t을 '괴뢰가 보내온 전리품' 표현"
- 핵미사일 28발 중 · 러 전투기의 침범 한국 을 '동맹 분리' 코너로 몰았다
- 7개월 동생 살리고 세상 떠난 5살 언니..시리아 내전의 비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