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일째 법안 처리 '0'.. "20대 국회는 끝났다"

심희정 이가현 기자 2019. 7. 2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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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마지막으로 법안을 통과시킨 지 28일로 115일째다.

특히 나라가 안팎으로 어려울 때 국회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비롯해 민생을 더 적극적으로 챙겨야 하지만, 지금은 여야가 누가 더 국회를 엉망으로 만드느냐 경쟁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추경안 처리를, 한국당은 '안보 원포인트' 국회를 주장하며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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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처리율 27.9%.. 역대 최저 수준

국회가 마지막으로 법안을 통과시킨 지 28일로 115일째다. 입법기관의 의무를 저버린 채 내년 총선에만 매달리는 형국이라 국회 주변에서는 ‘20대 국회는 이미 끝났다’는 자조가 흘러나온다. 20대 국회 들어 처리한 법안 비율은 27.90%로 역대 국회 중 최저 수준이다. 특히 나라가 안팎으로 어려울 때 국회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비롯해 민생을 더 적극적으로 챙겨야 하지만, 지금은 여야가 누가 더 국회를 엉망으로 만드느냐 경쟁하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지난 26일 7월 임시국회 집회요구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29일부터 국회 문은 열리지만 여야 교섭단체 간 의사일정을 둘러싼 이견이 커 ‘개점휴업’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추경안 처리를, 한국당은 ‘안보 원포인트’ 국회를 주장하며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

여야의 대치로 추경안 처리는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 4월 25일 제출한 추경안은 95일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역대 계류 기간만 놓고 보면 2000년 107일에 이어 두 번째다. 사정이 이렇지만 여야는 국회 공전의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는 데에만 급급하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주 내내 정부가 예결위 소위원회 위원들에게 일본 경제 보복 대응을 위한 증액 예산을 사전보고하려 했지만 야당 의원실에서 보고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며 “이달 말에는 추경이 통과돼 8월부터 집행될 수 있기를 야당에 호소한다”고 말했다.

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추경안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했느냐. 본회의를 열면 추경은 자연히 통과된다”며 “그런데도 추경 운운하면서 (본회의 일정을 합의하지 않는 것이) 안보 국회를 안 하겠다는 여당의 진의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여당은 경제, 야당은 안보 이슈를 내세우며 상대 공격에만 치중하느라 협상은 애초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야 모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선명성 경쟁을 하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여야는 이날에도 상대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불신과 비방의 논평만 잔뜩 쏟아냈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 고소·고발 건에 대한 경찰의 소환 조사에 성실히 응하라”며 “한국당이 추경 처리에 대한 약속 없이 안보 국회 소집을 요구한 것은 회기 중 불체포특권이라는 방탄 국회를 열기 위한 저의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야당은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비무장지대(DMZ) 통일 걷기’ 행사에 나선 것을 두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중국, 러시아, 북한의 릴레이 도발로 국가 안보가 풍전등화 같은 위기상황인데 집권당의 원내대표가 한가하게 걷기 행사나 하고 있을 때냐”고 따졌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야당이 요구하는 안보 국회는 거부하면서 걷기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회가 할 일을 못 하고 있는 것은 여당의 정치력 부재 탓이 크다. 야당도 마찬가지”라며 “대외 위기는 민생과도 연결돼 있는 만큼 여야가 지금이라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희정 이가현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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