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르포]한국인 떠난 자리 채운 중국인.."영향 無" vs "한숨" 두 얼굴의 日

도쿄·오사카(일본)=백지수 정치부기자 2019. 7. 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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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 한 상점가의 한 드럭스토어 체인점이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사진=백지수 기자

지난 25일 오사카 에비스바시스지(戎橋筋) 상점가 한복판에 있는 M 드럭스토어(drug store·잡화점). 1층과 지하 2층 매장은 중국인 여행객 80여명으로 붐볐다. 한국어를 쓰는 이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중국인들은 바구니에 화장품을 한 가득 쓸어담았다. 옆에서는 주(周)·장(張) 등의 성씨가 적힌 이름표를 단 중국인 점원들이 중국어로 화장품 효능을 설명하고 있었다.

한국인이 사라진 일본에는 중국인들이 남았다.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던 오사카 도톤보리 중심부 에비스바시(戎橋)에서 마주친 국내 한 여행업체 가이드는 "한국인 패키지 여행객은 10분의 1로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설사 일본 여행을 왔다 하더라도 씀씀이를 크게 줄이는 모습이었다. 이날 도톤보리 내 유명 잡화점 돈키호테에서 만난 한국인 여행객들은 바구니에 제품을 집어 담으면서도 신중했다. 경기 화성에서 오사카로 여행 온 주부 이모 씨(48)는 "기왕 여행 왔으니 와서 먹고 즐기는 것은 하더라도 기념품은 사가고 싶지가 않다"며 "주변에서 꼭 필요하다고 부탁 받은 모기 패치와 클렌징 티슈 같은 자질구레한 것만 두세 개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잡화점 종업원은 "7월부터 매출이 큰 폭은 아니지만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며 "장기화되면 걱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일본인들은 이같은 분위기를 겉으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었다. 한국인이 안 찾더라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일본을 더 찾아줄 것이라는 얘기였다. 도쿄 시부야 한 규카쓰집 점원은 "한국인이 뜸해졌지만 매출은 큰 변화 없다"며 "싱가포르 등 동남아 손님이 많아졌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오사카 관광 안내소에서 한국인이 많이 찾는다고 소개를 받아 간 한 호텔의 관계자도 "700여개 룸이 보통 풀로 차고 아시아계 손님은 70~80%인데 이달 들어 따로 예약 취소가 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1시쯤 일본 오사카 난바 한 식당에 한국인 등 관광객이 줄을 서 있다. /사진=백지수 기자


실제로 중국인 여행객 수는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일본정부 관광국이 매년 내놓는 통계에 따르면 중국인 여행객은 2016년 637만명에서 2017년 736만명 2018년 838만명 등으로 매년 100만명 정도 늘고 있다.

특히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내 미디어들은 도쿄 올림픽 시민 응원단 조직 등의 내용을 보도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일본 인기 아이돌 그룹 아라시 등을 내건 도쿄 올림픽 광고가 TV 장식했다.

일본에서 생활하는 한국인들의 우려는 컸다. 오사카 시내 한류샵 사장은 "한일 관계 악화는 윗 사람들 일이라는게 아직까지는 일본인들의 인식"이라며 "관계가 악화된다는 보도가 자꾸 나올 수록 일본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확산되면 장사에 영향이 있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더 나아가 비자 규제 등 단절에 기름을 끼얹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본을 자주 오가는 국내 여행업체 가이드 A씨는 "그동안 일본을 1년에도 수십번씨 오가는데 이번에는 입국 심사에서 처음으로 짐 검사를 받았다"며 "이러다 일본이 불화수소 규제하듯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정책까지 철회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일본 도쿄 신주쿠의 대형 서점 키노쿠니야 본점에 혐한 서적이 비치돼 있다./사진=권혜민 기자

일본에서는 한국에 대한 비판적인 논평이 늘고 있다. 일본 도쿄 신주쿠의 9층 규모 대형 서점인 '키노쿠니야(紀伊國屋) 서점' 3층의 국제 정세 관련 서적 서가의 '한국 논평' 코너에는 혐한 신간들이 전면에 나와 있었다.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일본대사의 '문재인이라는 재액(災厄)'이나 '한국 반일주의의 기원', '김정은이 한반도를 통일하는 날 일본에 있어서 공포의 시나리오', '한국은 소멸의 길에 있다' 등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 서점 1층 입구에서 방탄소년단이 나온 유명 패션 잡지 포스터가 손님을 반기고 있던 것과 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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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오사카(일본)=백지수 정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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