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野흑인중진 연일 막말 공격..지역구 볼티모어 거센 반발(종합2보)

2019. 7. 2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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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논란에 "사실 말하는 건 인종차별 아니다..볼티모어 엉망"
볼티모어선紙 신랄 사설..볼티모어 출신 CNN앵커 10초간 말 못 잇다 '울컥'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EPA=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인종차별 논란을 또다시 부채질한다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틀째 민주당 흑인 중진 일라이자 커밍스 하원의원에 대한 트윗 공격을 이어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이 커밍스 의원에 국한되지 않고 흑인 비율이 60%인 볼티모어 등 그의 지역구까지 아우르자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윗을 통해 "사실(facts)은 말보다 훨씬 힘이 있다! 민주당은 늘 '인종 카드'를 꺼내드는데 우리나라의 위대한 흑인들을 위해 하는 건 사실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커밍스는 크게 실패했다"면서 "커밍스가 지역구와 볼티모어시에서 엉망이었다는 분명한 사실을 꺼내오는 데 잘못된 게 없다고 누가 낸시 펠로시(하원의장)에게 설명 좀 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후속 트윗을 통해서는 "인종차별주의자인 일라이자 커밍스가 자신의 지역구민들과 볼티모어를 돕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면 그가 수년 동안의 무능한 리더십으로 초래한 엉망진창 상태를 고치는 데 진전을 이룰 수도 있을 것"이라며 커밍스 의원에게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딱지를 붙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급진적인 '감독'(oversight)은 웃기는 일"이라며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장인 커밍스 의원을 비난했다.

또 자신에게 쏟아진 인종차별 비판을 의식한 듯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 일라이자 커밍스가 자신의 지역구민과 볼티모어를 위해 형편없는 일을 했다는 것을 솔직히 말하는 일은 전혀 인종차별이 아니다"며 "민주당은 사실에 기반해 이길 수 없을 때 늘 상대방을 비난한다. 부끄럽다!"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커밍스를 '잔인한 불량배'라고 공격하면서 "커밍스의 지역은 역겹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다. (볼티모어는) 누구도 살고 싶어하지 않는 미국 최악의 지역"이라며 논란을 자초했다.

커밍스는 1996년부터 고향인 메릴랜드 볼티모어의 절반 이상이 포함된 지역구의 하원의원으로 일해왔다. 지역구 유권자는 흑인이 약 60%, 백인이 약 35%다.

엘리자 커밍스 미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장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정치권은 물론 볼티모어 등 커밍스 지역구에서도 강한 비판이 줄지어 쏟아졌다.

1837년 창간된 지역지 '볼티모어선'은 전날 '쥐 몇마리 있는 게 쥐가 되는 것보다 낫다'는 신랄한 제목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쥐에 비유하며 "백악관을 접수한 이들 중 가장 부정직한 자"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대통령에게 볼티모어가 포함된 (커밍스의) 지역구가 미국의 일부임을 상기시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CNN앵커 빅터 블랙웰은 관련 보도를 전하다가 10초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격해진 감정을 억누르느라 떨리는 목소리로 "대통령은 누가 거기 사는 줄 알고 있느냐. 나다. 태어나서 대학에 갈 때까지 살았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많은 사람이 여전히 거기 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기 도전과제들이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다들 자신의 커뮤니티를 자랑스러워한다. 그들도 미국인이다"라고 일침을 놨다.

볼티모어 출신이자 흑인인 에이프릴 라이언 CNN 기자도 이날 관련 보도를 전하는 생방송 중 "잠시 기자의 모자는 벗어두고 말하겠다. 볼티모어는 이 나라의 일부다. 내가 볼티모어고 우리 모두가 볼티모어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트럼프에게 인종차별 공격 당했던 민주 유색 여성 하원의원 4인방 왼쪽부터 라시다 틀라입, 일한 오마,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아이아나 프레슬리[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인종차별 공격을 한 민주당 유색 여성 하원의원 4인방 중 한 명인 라시다 틀라입은 이날 CNN방송에 출연, "우리의 대통령은 증오 어젠다를 갖고 있다. 정책 어젠다는 없다"고 날을 세웠다.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미국의 도시와, 미국인을 공격하는 미국의 대통령이라니 믿을 수가 없다"고 맹공했다.

민주당의 또 다른 대선주자인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 장관은 CBS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가리켜 "그게 바로 인종차별"이라며 "이것은 그가 2016년에 이긴 방식이고, 2020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이날 폭스뉴스 등에 출연, "대통령은 국경 지역 상황에 대한 커밍스의 거짓말에 대항해 자신을 방어한 것 뿐"이라며 "인종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은 "그들은 지역구로 돌아가 사람들을 돕는 대신 워싱턴DC에서의 스캔들에 집중한다. 이는 그들이 2018년 (중간)선거 과정에서 앞으로 하겠다고 말한 것의 정확하게 반대되는 일"이라며 민주당을 공격했다.

커밍스 의원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 공세와 관련해 백악관의 한 참모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집요한 조사와 탄핵 논의에 불만을 품고 있으며, 자신에게 비판적인 의원들이 지역구에서의 심각한 문제들을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AP 통신에 설명했다.

2017년초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슷한 트윗 공격을 당했던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의원 [AP=연합뉴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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