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쉼터'를 시민 품으로.. "서울 대표하는 조망 명소 만들것"

이후민 기자 2019. 7. 29. 12: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이 24일 서울 동작구 본동 용봉정 근린공원 정상에서 용양봉저정 일대 관광 명소화 사업의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용봉정 가족공원’ 조감도.

- ‘용양봉저정’ 일대 관광지구 추진 이창우 동작구청장

정조 쉬다간 정자 ‘용양봉저정’

33억 들여 역사문화 공간 구축

노들섬~노량진시장 하나로 묶어

인근 ‘용봉정’은 가족공원으로

한강내려다보이는 전망대 조성

시드니와 같은 야경 명소 기대

서울 동작구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인 ‘용양봉저정(龍驤鳳翥亭) 일대 관광 명소화 사업’에 최근 속도가 붙고 있다.

용양봉저정 일대 관광 명소화 사업은 조선 22대 왕인 정조 때에 지어진 정자인 용양봉저정(서울시 유형문화재 6호) 주변에 역사문화 공간을 조성하고, 인근 용봉정 근린공원은 가족공원으로 재조성해 공원 정상에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역사문화 공간 조성 사업에는 33억1500만 원이, 용봉정 가족공원·전망대 조성은 48억9000만 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민선 7기 1주년을 맞은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지난 24일 동작구 본동 용봉정 근린공원 정상에서 문화일보와 만나 “용양봉저정 일대 관광 명소화 사업 등 그간 추진하고 계획했던 일을 매듭짓고 주민께 성과를 선물로 안겨드리고자 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지난 2014년 민선 6기 지방선거에서 최연소 구청장으로 당선돼 많은 주목을 받았던 이 구청장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 구청장은 “민선 7기 1주년이지만 구청장 취임 5주년을 맞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 구청장이 되고 나서 맞았던 1주년과 느낌이 많이 다르다”며 “과거에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와 설렘이 있었다면 지금은 중압감이 많이 와 닿는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용봉정 가족공원 전망대가 들어설 자리에서 한강을 내려다보며 기대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용양봉저정 일대 관광 명소화 사업의 구상과 앞으로 변화할 구의 모습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았다. 이 구청장은 용양봉저정 일대 관광 명소화 사업을 지난 2016년부터 야심 차게 추진해왔다. 구는 전체 면적의 84%가 주거지로, 25개 자치구 중 3번째로 주거 비율이 높은 주거중심 도시지만 풍부한 역사 유적지와 한강 등 문화자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이에 구는 한강 노들섬에서부터 용양봉저정, 효사정, 사육신공원, 노량진 수산시장 일대로 이어지는 자산을 하나로 묶어 문화·관광지구를 구축하고 구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그렸다.

이 구청장은 “용봉정 근린공원은 버려진 야산 같은 곳이었는데, 밤에 우연히 와 봤더니 사진작가들이 야경을 찍기 위해 많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곳은 서울 시내에서 유일하게 한강 이남에서 한강 이북의 야경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다”고 말했다. 이어 “용봉정 전망대를 만들고 나면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가 한눈에 보이는 호주 시드니의 야경 명소 ‘미세스 맥쿼리 포인트’와 같은 명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양봉저정은 조선 정조가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묘소를 참배하기 위해 수원 화성행궁으로 행차하다 배다리로 한강을 건너기 전과 후에 휴식하는 곳으로 쓰인 정자다. 이후 여러 왕도 이곳을 이용했다고 한다. 정조는 주위를 살펴보며 ‘북쪽의 우뚝한 산과 흘러드는 한강의 모습이 마치 용이 꿈틀꿈틀하고 봉이 나는 것 같아 억만년 가는 국가의 기반을 의미하는 듯하다’며 ‘용양봉저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진다. 이 구청장은 “용양봉저정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되살려 ‘왕의 쉼터’를 시민의 쉼터로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용양봉저정 역사문화 공간 조성 사업은 올해 주변 토지 매입과 시굴·발굴조사를 진행해 이르면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노량진1동 현장민원실을 철거해 용양봉저정 전면의 시야를 확보하고, 유구 복원·정비로 역사문화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향후 정조대왕 능행차 행사와 연계한 문화행사를 개최하는 등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용봉정 가족공원은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31일 마치고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공원 주변에는 생물 서식공간을 새롭게 꾸미고 마구잡이로 자라나 주변 경관을 가리는 나무들도 일부 정비하고 다양한 수종을 심어 주민이 쉴 수 있는 숲길로 만들 예정이다.

서울시도 동작구의 구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시는 오는 9월 말 개장을 목표로 노들섬에 음악 중심 복합문화공간을 조성 중이다. 지난 3월에는 한강대교 남단 노들섬∼노량진 구간 쌍둥이 다리 사이의 기존 교량을 활용해 폭 10.5m, 길이 500m의 보행자 전용교 ‘백년다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용봉정 가족공원과 전망대를 만들고 나면, 관광객들은 전망대에 올라 노들섬·한강대교·남산·롯데월드타워 등 서울의 볼거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이 구청장은 “한강대교 백년다리를 통해 노량진 일대 신관광 허브가 조성되면 노량진은 문화·상업중심지로 거듭나고 구 전역은 자족 가능한 도시로 한 단계 진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구는 도로·보행교 신설을 통해 노량진과 여의도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노량진 일대 종합발전계획 및 수산시장 2단계 개발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노량진역사에서 이어지는 철로를 덮은 상부를 공원으로 조성해 단절된 보행로를 연결하고 주민의 여가 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사업을 마치면 용봉정 근린공원과 전망대가 ‘누구나 꼭 방문해야 할 서울의 대표 조망 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용봉정 가족공원 입구의 저층 주거지 일대에는 자율주택정비사업을 포함한 도시재생사업도 계획 중이다.

이 구청장은 “용봉정 가족공원 초입에는 광장을 조성하고 산 전체를 관광객과 주민의 쉼터로 만들겠다”며 “공원 주변에 분위기 있는 카페와 식당이 들어서면 노들섬을 찾은 관광객들이 백년다리를 건너고 용봉정에 들러 맥주와 와인을 마시며 한강의 야경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문화닷컴 바로가기|문화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모바일 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