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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ILO협약 비준 입법안에 노사 모두 반발..국회통과 난망

김혜지 기자 입력 2019.07.30. 16:23 수정 2019.07.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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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노조설립 신고폐지 등 누락해 본말전도"
경영계 "노사 입장 불균형 반영..기업 애로가중"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30일 오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고용노동부 ILO 핵심협약 관련 법 개악 발표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7.3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고용노동부가 30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정부 입법안을 발표하면서 노사 모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향후 국회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고용부는 이날 오후 지난 4월 나온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공익위원안을 기초로 만든 정부 입법안을 공개했다.

법안은 오는 31일 입법예고에 들어가며, 올 정기국회에서 외교부의 비준 동의안과 함께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입법안은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가입 허용, 퇴직 공무원·교원의 노조 가입 확대 등 내용이 핵심이다. 노조 전임자에게 급여 지급을 금지한 규정은 삭제를 결정했다.

또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3년 연장하며, 노조의 사업장 주요시설 점거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도 담았다. 경영계가 바라던 사안까지 일부 포함한 것이다.

반면 노동계가 요구한 특수고용노동자, 간접고용노동자 보호와 노조 설립 신고제 폐지 내용은 공익위원안에 당초 들어가 있었음에도 빠졌다.

이처럼 경영계와 노동계가 바라는 바를 모두 반영하면서 노동계가 바라던 제도 개선 일부는 누락한 탓에, 정부 입법안은 역설적으로 노사 모두에서 포화를 맞게 됐다.

특히 노동계는 "노동법 개악"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입법안에 핵심적인 노동기본권 보장은 빠졌다"며 "특수고용 노동자와 간접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내용을 모두 누락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ILO 핵심협약과는 상관도 없는 사업장 점거 금지, 단협 유효기간 연장은 그 자체로 ILO 헌장과 협약 위반이자 명백한 노동개악"이라며 "조합원의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사업장 출입에 개입하고, 조합 임원의 재직 여부를 따지겠다는 발생 자체로 ILO 결사의 자유 협약 이행 입법이 아니라 역행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이날 논평에서 "과연 정부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ILO핵심협약 비준 관련 입법을 추진할 의사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ILO 핵심협약에 한참 미달하는 매우 실망스러운 내용"이라고 혹평했다.

한국노총은 "정부 입법안은 노동권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ILO핵심협약과는 반대로 사용자 대항권을 강화했다"며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도 민주노총과 마찬가지로 단협 유효기간 확대와 사업장 점거 제한을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는 경사노위 공익위원안을 근거로 결사의 자유 협약 및 강제노동 금지 협약과 무관한 단협 유효기간 확대, 사업장 점거 제한 등 재계의 부당한 요구를 정부입법안에 반영하려 하고 있다"며 "또 노조의 조합원 및 임원 자격에 대한 법적 제한, 조합원의 사업장 출입제한, 노조전임자 활동 및 근로시간면제한도에 대한 입법적 개입 등은 ILO 핵심협약에 명백히 위반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동계뿐만 아니라 경영계도 이번 입법안을 "비균형적이고 편향됐다"고 비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날 낸 성명에서 "정부입법안은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특수성과 후진성 등 현실적 여건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라 선진화해 나가야 하는 법·제도 개선방향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며 "또 국가적 차원에서 노사 간 입장이 균형되게 반영되지 않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익위원 권고안은 친노동계 교수 위주로 구성된 공익위원들이 파행적인 운영 과정에서 제시한 노동계 입장에 편향된 안"이라며 "그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음에도 정부가 이를 도외시한 점에 대해 유감스러운 입장"이라고 전했다.

경총은 "우리나라 노사관계는 다른 나라와 달리 기업별 노조 중심의 틀 속에서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든 대립적·투쟁적이고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노동운동 관행으로 고비용·저생산성의 산업구조에 봉착돼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안대로 해고자·실업자 노조 가입이 허용된다면 자동적으로 노조의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도 보다 강화돼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총은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와 근로시간면제한도 완화에 관한 사안도 노사관계의 건전한 발전과 도덕적 해이 방지 등의 차원에서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며 "우리 노사관계를 협력적·타협적으로 전환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노사관계의 토양을 만들기 위한 노동개혁 차원의 논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생산활동 방어 기본권 차원에서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제도 개선 등도 반드시 연계되어 해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노사 양측은 정부가 국회 입법 절차를 밟을 때 적극적으로 각자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는 지난 5월 미비준 핵심협약의 연내 비준 방침을 밝힌 뒤 2개월간 준비 끝에 이번 입법안을 내놨으나 앞으로 국회 입법화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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