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술 소비 절반으로 '뚝'..日, 언론 "오래 못 갔던 불매운동, 다르다"

김경호 2019. 7. 3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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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대부분 약사 의약품 불매 동참 / 마트 200곳 일본 제품 자취 감춰 / 지역 주류유통업계 사케 등 일본 술 판매 40% 줄어 / 의류업, 항공업계 등으로 불매 운동 확산 / 요미우리, '3·1 독립운동' 100주년..불매운동 배경 / '독립운동은 못 했지만 불매운동은 한다' 소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원들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일본제품 안내 거부 선언 기자회견'을 갖은 뒤 일본산 상품 사진에 불매운동 스티커를 부착했다. 김경호 기자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한 달 만에 대구에서 일본 술 소비가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이마트에 따르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나온 1일부터 25일까지 대구권 7개 점포를 포함한 국내 전체매장에서 일본 맥주의 매출이 이전 한 달보다 48% 급락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는 대구권 전체 매장에서 일본 맥주 매출이 40% 떨어졌다. 지역 주류유통업계는 사케 등 다른 일본 술의 판매도 40% 줄었다고 설명했다. 불매운동 결과는 의류업, 항공업계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 의류업체인 유니클로는 최근 동성로점, 신매점 등 지역 내 12개 매장에서 주말 방문고객이 반 토막 났다. 평일에는 사람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관련 업계는 유니클로가 정확한 매출 감소를 밝히지 않지만 수익 악화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일본의 보복 조치 이후 대구에서 일본으로 가는 항공권 예약률이 5% 줄었다고 밝혔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내 한 약국에서는 열흘 전부터 일본산 위장약인 카베진과 종합감기약을 비롯한 일본 의약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서울 서대문구 등 전국 52개 지방정부로 구성된 '일본 수출규제 공동대응 지방정부 연합'이 개최한 일본 수출규제 조치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보이콧 재팬'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신수정 한국마트협회 대구·경북 지회장은 "다음 달 열리는 마트협회 전국 임원회의에서 불매운동에 대해 추가로 논의할 수 있다"며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가 합의점을 찾기 전까지는 일본제품을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에서는 8일부터 200여개 중·소형 마트가 불매운동에 동참해 매장 진열대에서 일본산 제품이 자취를 감췄다.
 
한 일본식 주점 업주는 "메뉴 이름과 조리법만 일본풍이지 식자재는 95% 이상 국산을 쓰고 있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답답한 상황에서 사태가 빨리 해결되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日, 요미우리신문 "오래 못 갔던 한국 불매운동, 이번은 다르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등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가 촉발한 한국에서의 '일본제품 불매' 운동을 심층적으로 전하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30일 '일본 불매, 한국에서 확대'란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에 반발하는 한국 내 움직임을 자세히 소개했다.
 
요미우리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7월 1일 반도체 소재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를 발표한 뒤 인터넷에 '일본 불매운동에 동참하자'는 내용으로 대상 기업 리스트가 오른 것이 시작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30일 대구 수성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일본산 맥주와 담배 등에 터무니없는 가격표가 붙어 있다. 마트 관계자는 일본산 불매운동에 동참하며 고객들에게 웃음을 주고 불매운동에 동참하자는 의미에서 마련한 이벤트라고 밝혔다. 대구=연합뉴스
 
이어 전국중소유통업자협회 등 27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지난 5일 불매 운동 참여 입장을 표명한 뒤 전국 매장에서 일본 제품을 철거하는 움직임이 퍼졌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특히 이번 불매운동은 오래 가지 못했던 과거의 사례와 다르게 이례적으로 장기화 양상을 띠고 있다고 진단했다.
 
요미우리는 한국 소비자의 참여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불매운동에 참여한다는 응답률이 7월 10일 48%, 7월 17일 54.6%에서 7월 24일 62.8%로 상승했다는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했다.
 
또 한국갤럽의 지난 23~25일 조사에선 일본 제품 구매에 "주저한다"는 응답률이 80%에 달했다고 썼다.
 
요미우리는 지난 11일 상품명을 거명하며 일본 제품에서 한국산으로 바꾸길 권하는 '노노 재팬' 목록이 인터넷에 등장했다며 주요 타깃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맥주, 캐주얼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 일본 여행 상품 등이라고 소개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마트 노동자 일본제품 안내 거부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이 신문은 연합뉴스 보도 등을 인용해 7월 1~25일 기준으로 전월 동기 대비 일본 맥주 매출은 48%, 라면은 33%, 화장품은 21% 각각 줄고, 일본 여행 예약자(하나투어 기준) 수도 7월 8일 이후 하루 평균 55% 급감했다고 전했다.
 
또 유니클로 매출은 약 30%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해외여행을 즐기는 것은 좋지만 더 많은 국민이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도록 하면 한국 경제에 힘이 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또 올해가 '3·1 독립운동' 100주년을 맞는 해여서 반일감정이 높아진 것도 불매운동 확산의 한 배경이라면서 '독립운동은 못 했지만 불매운동은 한다'는 구호까지 등장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일본 브랜드가 팔리지 않아 철수해 한국에서 일자리가 줄어도 좋은가"라는 한 무소속 국회의원의 말을 인용하면서 불매운동에 반대하는 일부 의견은 찬성론에 묻힌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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