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규제, 배터리·화학·기계 덮치나..대체재 있지만 가격 오를 듯

최예슬 기자 2019. 7. 3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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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가)' 제외 결정이 임박하면서 배터리·화학·정밀기계 업계가 향후 미칠 영향에 대비하고 나섰다.

특히 소재·부품 등의 대일 수입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석유화학·정밀화학, 공작·정밀기계 등의 피해를 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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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가)’ 제외 결정이 임박하면서 배터리·화학·정밀기계 업계가 향후 미칠 영향에 대비하고 나섰다. 반도체만큼 치명타는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당장 거래처를 변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일본보다 더 비싼 제품으로 수급 다변화를 할 수밖에 없어 비용 부담도 늘 가능성은 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경우 최대 1000여개 품목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소재·부품 등의 대일 수입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석유화학·정밀화학, 공작·정밀기계 등의 피해를 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방직섬유, 석유, 석유·정밀화학, 차량·항공기·선박 등의 하위 48개 품목의 대일 수입의존도가 90%가 넘는다고 밝혔다. 공작·정밀기계 등의 경우 일본산 부품은 전체의 약 30~40%를 차지한다. 특히 자동차의 엔진·보닛 제조부터 항공 엔진·프레임(뼈대) 제조까지 쇠를 깎는 모든 작업에 일본 부품이 들어간 기계가 쓰인다.

탄소섬유의 경우 생산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 일부 기업과 연구소가 있긴 하지만 아직 대량 생산에 적합하지 않아 일본산을 전량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의 소재도 반도체만큼은 아니지만 타격이 우려된다. 배터리 음·양극재를 용매에 잘 분산시키고 극판에 잘 접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바인더를 일본 기업인 쿠레하, 제온에서 수입하고 있다. 음극 집전체로 쓰이는 동박 제조에 쓰이는 티타늄 드럼은 일본의 몇몇 업체에서만 제조하고 있다. 알루미늄 파우치는 일본의 DNP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략물자도 아닌 배터리 소재를 규제에 포함할지 모르겠지만 바인더나 알루미늄 파우치는 일본산 말고 사실상 대체품이 없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일부 국내업체가 거론되고 있지만 품질적인 면에서 대체재로 쓰기 어렵다”고 전했다.

하지만 음·양극재, 분리막 등 4대 핵심 소재는 이미 국산화가 거의 이뤄졌고, 일부 부품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어 제품 생산에 당장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음·양극재나 분리막 같은 배터리 핵심 소재가 전체 소재의 90%를 차지하고 바인더, 동박 등은 10% 안팎에 불과하다”며 “양이 얼마 안 되기 때문에 당분간 재고를 소진하며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석유화학·기계 품목은 반도체·디스플레이보다 대체재를 찾기가 쉬울 것으로 보인다. 공작기계 업계 관계자는 “품질로는 독일 부품이 더 뛰어나지만 일본 부품의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고장 시 수리(AS)가 용이해 많이 사용된 것”이라며 “당장 물량을 공급받는 데 시간이 걸리고 가격이 10~30% 더 비싸긴 하지만 독일, 대만 등 다른 업체에서 대체재를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자일렌, 톨루엔 등을 일본에서 구입한 것은 지리적인 특성상 물류비 절감이 가능하거나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이었다. 일본 외에 대체재가 많다”며 “오히려 일본에서 석유화학 관련 품목을 가장 많이 사들이는 국가가 한국인만큼 규제 시 일본 타격이 더 클 수도 있다”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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