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8년간 1,500억 원..허허벌판 '레고랜드'

지환 2019. 7. 31.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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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8년 동안 천억 원 넘는 돈을 퍼부었지만 여전히 허허벌판인 곳이 있습니다.

강원도 춘천 의암호에 조성하려는 '레고랜드'입니다.

불공정 계약이라는 의혹과 함께 아예 사업을 접으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 환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춘천 의암호입니다.

레고랜드는 바로 이 블록 완구, 레고를 주제로 한 어린이 테마파크입니다.

저 아래 내려다보이는 의암호 내부 '중도'라 불리는 섬이 대상지입니다.

제가 지금 다리 위에 서 있는데요.

레고랜드로 들어가기 위해 만든 왕복 4차선 다리입니다.

세금 수백억 원을 들여 없던 다리까지 세웠는데요 섬 안쪽은 어떨까요?

전체가 허허벌판, 아무것도 없습니다.

터만 파놓고 공사는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레고랜드 조성은 지난 2011년 외자유치사업으로 시작됐습니다.

외국계 회사와 5천억 원 투자 합의 각서를 작성했습니다.

강원 도유지인 섬 부지 28만㎡를 100년 동안 무상으로 넘기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일이 줄줄이 터졌습니다.

청동기 시대 유물 수천 점이 땅속에서 나왔습니다.

수천억 떡고물에 회계 부정과 횡령, 공직자 뇌물 비리가 이어졌습니다.

시공사가 수시로 바뀌며 착공식만 3번 열렸고 준공은 미뤄졌습니다.

사업 전체가 지지부진하다가 결국 지난해 말 영국 회사가 레고랜드를 직접 개발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하지만 애초 얘기했던 투자액수는 절반 정도로 쪼그라들었고, 이마저도 강원도와 나눠 내는 조건이었습니다.

문제는 또 생겼습니다.

개발을 맡겠다는 영국 회사가 강원도와 계약한 기존 시공사를 교체했습니다.

여기에 약속한 투자금 600억 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땅도 주고, 돈도 내고 다리까지 미리 만들어 준 자치단체는 이제 건설사 손해배상 소송까지 해야 할 처지입니다.

[신영재 / 강원도의원 : 레고랜드 사업은 처음부터 땅을 100년간 공짜로 주고, 집도 우리가 지어줄 테니 와서 영업만 해달라 이거예요.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죠. 절대 (외국 회사가) 손해 볼 수 있는 장사가 아니잖아요.]

지난 8년 동안 테마파크를 만든다며 은행권에서 빌린 돈은 2천억 원이 넘습니다.

강원도가 보증을 섰는데 이미 1,500억 원 정도는 인건비 등으로 써버렸습니다.

하루 이자만 2천만 원에 이릅니다.

시민단체는 테마파크 조성 중단을 주장하고 있고, 강원도의회는 행정사무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원도는 영국 회사와 맺은 구체적인 협약 내용조차 공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도개발공사(강원도 설립 법인) 관계자 : (특별하게 이유가 있어요? (협약내용을) 공개 안 하는 이유가?) 계약에 명시돼 있어 그렇거든요. (계약에 비공개가 명시됐나요?) 네.]

불공정 계약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나옵니다.

계속된 시행착오와 예산 낭비 비판에 최문순 강원지사의 핵심 공약인 '호수 속 테마파크'는 갈 길을 잃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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