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美 월풀 넘고.. 가전 매출 세계 1위 올랐다

김성민 기자 2019. 7. 3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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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가전 매출, LG 11조5600억 對 월풀 11조3900억원
新가전과 프리미엄 제품 인기로 영업이익률도 세계 1위

LG전자가 미국의 월풀(Whirlpool)을 꺾고 올 상반기 매출 기준 생활 가전 세계 1위에 올랐다. 미국 월풀은 1911년 세계 최초로 전기로 작동하는 세탁기를 개발한 곳으로, 세계 생활 가전 시장에서 1위의 아성을 지켜왔다. 생활 가전은 TV를 제외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가스레인지, 오븐 등을 통칭하는 말로 흔히 '백색 가전'이라 부른다.

LG전자의 부상에는 의류관리기·공기청정기·건조기·무선청소기와 같은 신(新)가전 분야에서 한발 앞서 기술을 개발하고 신제품을 내놓은 게 주효했다. 가전에 필수적인 모터와 인버터(전력 변환 장치) 등 핵심 부품을 독자 개발해 품질을 끌어올린 데다, 수백만원대 고가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도 선전하면서 '세계 1위 LG 가전 시대'를 연 것이다. 한 가전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구(舊)백색가전의 상징과 같은 월풀을 제치고, 신백색가전의 주도권을 움켜쥐었다"고 말했다.

◇백색 가전 세계 1위 오른 LG LG전자는 30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연결 기준) 15조6292억원, 영업이익 65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4% 감소한 수치다.

최고 실적은 생활 가전 부문이 냈다. 이 분야에서만 2분기에 매출 6조원을 올렸다. 생활 가전 부문은 매출 6조1028억원, 영업이익 717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에 비해 각각 16.1%, 55.4% 올랐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매출액이 11조5687억원에 이른다. 이는 월풀의 올 상반기 매출 99억4600만달러(약 11조3982억원)를 넘어선다. 경쟁 업체인 일렉트로룩스의 상반기 매출도 LG전자 가전 부문에 훨씬 못 미치는 7조5574억원이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상반기 가전 사업(TV 제외) 매출을 8조6000억원대로 추정한다.

영업이익률로 보면 LG전자의 '질주'는 더 명확하다. 올 상반기 기준 LG전자의 가전 영업이익(1조4451억원)은 월풀(5203억원)의 2.7배에 이른다.

LG전자의 세계 1위 배경에는 신가전과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인 '시그니처'가 있다. LG전자는 "해외 전 지역에서 골고루 매출이 늘어난 가운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등 신가전의 판매 확대, 에어컨의 성수기 진입, 원가 구조 개선 등으로 역대 최고 2분기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소비자의 생활 패턴 변화에 주목해, 건조기·공기청정기·의류관리기·무선청소기 등을 집중적으로 개발·판매하고 있다. LG전자 지속 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관리 가전(의류관리기·공기청정기·건조기 등)'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2017년 57%, 2018년 41%였다. LG전자는 2016년 'LG시그니처' 등 초고가 프리미엄 가전을 내놓은 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다.

◇스마트폰·TV 부문은 고전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 분쟁, 일본의 수출 규제 등 외부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LG전자가 세계 1위 가전 업체 자리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올해 말 기준 월풀의 매출액(24조원)이 LG전자 가전 부문(21조원)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LG전자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업체 간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세우고 실행할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전 사업을 제외한 LG전자의 다른 사업부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TV 사업 부문은 유럽·중남미 지역의 수요가 줄며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의 반 토막인 2056억원에 그쳤다. 경쟁 업체인 삼성전자가 올 들어 대형 QLED 라인업을 대폭 확대했지만, LG전자의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TV는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3130억원 영업손실이 났다. 스마트폰 V50씽큐 판매 보조금 등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 평택 스마트폰 생산 라인의 베트남 이전에 따른 일회성 비용 지출 등으로 지난 1분기 영업손실(2035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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