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WTO흔들기 성공?..美거부권 행사로 항소기구 붕괴위기

우은식 2019. 7. 3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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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의한 다자간 채널 무역 시스템을 붕괴시키기 위한 노력이 이미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WTO 항소기구의 새 판사 임명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올해 말이면 WTO의 분쟁 조정기능이 혼수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WTO 공격이 조용히 대승을 거두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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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항소기구 판사 7명 가운데 3명 남아
12월10일 2명 임기만료 후 분쟁조정 기능 '마비'
【제네바=신화/뉴시스】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무역기구(WTO) 본부의 모습. 2018.04.12.

【서울=뉴시스】우은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의한 다자간 채널 무역 시스템을 붕괴시키기 위한 노력이 이미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WTO 항소기구의 새 판사 임명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올해 말이면 WTO의 분쟁 조정기능이 혼수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WTO 공격이 조용히 대승을 거두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무역분쟁 최종심(2심)을 담당하는 심판기구인 WTO 상소기구는 미국이 위원 선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임명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계속된 신임 항소기구 재판관 임명 거부권으로 현재는 상소기구 7명의 위원들 가운데 최소 패널 구성에 필요한 3명만 남았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2명이 오는 12월10일 4년 임기가 만료되고, 나머지 1명은 2020년 12월에 임기가 끝난다.

미국이 오는 신임 항소기구 재판관 임명을 동의해주지 않으면 12월 11일부터 사실상 WTO의 분쟁 조정기능은 마비상태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2001년 WTO 가입했지만 불공정 무역 관행을 제어하는데 비효율적이라고 WTO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에도 "중국 등 경제적 성장을 이뤄 혜택이 필요하지 않는 국가들이 스스로 개도국이라고 주장하면서 다른 WTO 회원국들보다 약한 규제를 적용받는다"며 "그들이 개도국 지위를 스스로 부여하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라"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지시했다.

그는 "WTO가 90일 내로 이 문제와 관련해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면 미국은 이들 국가에 대한 개도국 대우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겠다"며 "WTO는 개혁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에 앞서 WTO는 지난 16일 중국이 제기한 미국의 철강 제품 등에 대한 반덤핑 상계관세를 부과에 대한 제소 사건에서 중국의 손을 들어줬다.

중국은 2012년 미국이 WTO규정을 준수하지 않아 73억달러의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WTO는 미국이 부당한 관세를 철회하지 않는 한 중국이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TO 항소기구의 분쟁 조정 이전 상태인 주요 회원국 '만장일치' 제도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다.

WTO의 전신인 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체제에서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분쟁 조정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가 됐고, 각국이 일방적 무역 보복에 나서게 됐다.

1994년 창설된 WTO체제는 결국 이같은 무역 분쟁 해결을 위한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구속력 있는 분쟁 조정 시스템을 도입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WTO의 만장일치제로 회귀는 결국 1990년대 무질서의 세계로 돌아가자는 것이라면서, 국제적 합의의 산물인 WTO체제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지난해 3월 "이전의 무역 다툼은 국제법에 따라 WTO 틀 안에서 조정이 이뤄졌다"면서 "현재 내가 우려하는 것은 트럼프가 WTO 신임 재판관 임명을 막고 있다는 사실이며, 이로 인해 WTO 항소기구가 절름발이(hamstrung)가 됐다"고 꼬집었다.

es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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