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체제 승승장구하는 '특수통'..특수1부장에 공정거래통 발탁 '이변'

이인혁/안대규 입력 2019. 7. 31. 17:33 수정 2019. 7. 3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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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수사팀 모조리 '승진'..공안통은 퇴조
'기업담합 수사 강화' 특수1부에 공정거래 형사전문가 투입
대변인에 '가습기 살균제' 수사 담당, 내부고발자엔 '인사보복'여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 수사 등 주요 특별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3차장 검사에 그동안 이 사건 수사를 맡았던 송경호 특수2부장이 승진 임명됐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과 2차장에도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신자용 법무부 검찰과장과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각각 임명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장엔 전통적인 ‘특수통’이 아닌 ‘공정거래통’이 임명되는 이변이 나오기도 했다.

31일 법무부는 일선 검찰청의 차장·부장검사 등 검찰 중간간부급 620명과 일반검사 27명에 대한 인사를 내달 6일자로 단행했다. 송 부장이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이동하면서 ‘윤석열-한동훈-송경호’로 이어지는 삼성바이오 수사 지휘라인은 사실상 유지됐다. 한동훈 3차장은 전국의 특별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지난 26일 임명됐다. 앞으로 삼성바이오 수사 실무를 담당하는 특수2부장에는 고형곤 남원지청장이 기용됐다. 삼성바이오 수사에 대한 지휘라인이 모두 승진하면서 이 사건 수사의 강도도 이전과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과거 박영수 특검팀에서 윤 총장과 함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신자용 과장은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임명된 신봉수 부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를 맡아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을 기소한 주역이다. 주로 대공·선거·노동 등 공안사건을 지휘하는 2차장에 ‘특수통’ 신 부장이 임명되면서 지난 검사장급 인사에 이어 이번 인사에서도 ‘특수통 약진 공안통 퇴조’ 현상이 나타났다.

함께 사법농단 수사를 맡았던 김창진 특수4부장은 전국 형사사건 지휘·감독 업무를 하는 법무부 형사기획과장으로 발탁됐다. 서울중앙지검 4차장은 한석리 강릉지청장이 맡게 됐다. 여성·청소년·강력 사건 등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4차장에는 여성 검사가 발탁될 것이란 예측이 많았으나 한석리 강릉지청장이 임명되면서 빗나갔다.

한석리 차장은 2012년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검사로 이명박 전 대통령 일가의 서울 내곡동 사저 땅 헐값 매입 사건을 맡았다. 당시 무혐의 처분이 나왔지만 이 과정에서 대검찰청의 무혐의 의견에 맞서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후문이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이변은 특수1부장에 특수통 경험이 없는 공정거래 형사 전문가 구상엽 부장검사가 전격 투입됐다는 점이다. 그는 기업 담합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불법 재취업 관행 사건 등에서 수사 성과를 낸 바 있다. 구 부장은 하버드 로스쿨 출신으로 민법과 공정거래 형사분야에서 2개의 박사학위(서울대)를 따내 국내 공정거래 형사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윤 총장과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이 강조한 기업 담합 등 불공정거래 수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는 분석이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에 이어 현대·기아차 엔진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등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술적 난도가 높은 대기업 형사 사건을 전담한 형진휘 형사5부장은 국무조정실 부패예방감시단에 파견됐다.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4남 정한근 씨를 도주한 지 21년 만에 검거하는 성과를 올린 예세민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은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장을 맡게 됐다. 국제 사법공조를 통해 해외은닉재산 환수를 주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신한사태와 남산3억원 수사를 맡아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을 무혐의 처분하고 신상훈 전 산한금융 사장과 이백순 전 행장을 불기속 기소한 노만석 부장검사는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됐다.

국회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발생한 고발전으로 인해 국회의원 109명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남부지검 2차장에는 신응석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이 임명됐다. 신 부장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수사한 경험이 있다.

당초 서울중앙지검 차장 물망에 올랐던 심재철 법무부 대변인과 주영환 대검 대변인은 각각 서울남부지검 1차장과 인천지검 1차장으로 이동하게 됐다. 신임 대검 대변인으로는 법무부 검찰과장을 거쳐 가습기 살균제 수사를 주도한 권순정 형사2부장이 맡게 됐다.

검찰 내 대표적 ‘내부고발자’로 알려진 임은정 부장과 박병규 부부장은 각각 울산지검과 대전지검의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으로 발령 났다. 일각에선 지방의 한직으로 발령낸 것에 대해 윤석열 총장 체제하에서도 검찰 내부고발에 대한 ‘인사보복’관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엔 역대 가장 많은 다섯 명의 여성 부장이 근무하게 됐다. 이영림 형사6부장, 박성민 형사9부장, 김남순 공판2부장, 김윤희 과학기술범죄수사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등이 발령 받았다.

이인혁/안대규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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