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쓰레기 수입하는 한국 기업들.."정부는 방치"

김대웅 입력 2019. 7. 31. 20:43 수정 2019. 7. 3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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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일본에서 화력 발전을 하고 남은 쓰레기인 석탄재의 대부분을, 우리나라가 갖고 들어와서 처리해 주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일본 전력 회사들이 자기네 땅에 묻지 않고, 한국 시멘트 기업들에게 돈을 줘서 처리를 하고 있는 건데요.

정작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석탄재는 해마다 수 백만톤씩 땅에 파묻고 있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김대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충북 단양군의 한일시멘트 공장.

10년 전부터, 일본 화력 발전소에서 유연탄을 태우고 남은 폐기물인 석탄재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석탄재는 점토를 대신해 시멘트 원료로 사용됩니다.

2009년 연간 2천 톤이던 이 업체의 석탄재 수입량은 지난해 18만 톤으로 크게 늘었고, 계열사인 한일현대시멘트도 지난달부터 수입을 시작했습니다.

우리 시멘트 업체들이 일본 석탄재 수입을 시작한 건 지난 2002년부터.

손쉽게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발전회사들은 석탄재 1톤당 4-5만원씩을 한국 업체들에 줍니다.

일본 땅에 매립하는 비용이 톤당 20만원으로 네배나 더 들기 때문에, 일본으로선 한국에 보내는 게 비용도 아끼고 환경도 보호하는 일석이조인 셈입니다.

쌍용양회와 삼표, 한라시멘트 같은 업체들은, 일본 석탄재를 들여오는 것만으로 연간 수십억원씩, 많게는 백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멘트 업체 관계자] "저희가 일본 발전사로부터 받는 게 그 정도 될 겁니다. (톤당) 2천엔 대 중반 조금 안 됩니다. (톤당 2만원 정도인) 해운 비용은 따로죠."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일본이 해외로 내보낸 석탄재 가운데 93%인 136만톤을 한국이 수입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석탄재는 어떻게 처리될까?

매년, 일본에서 가져오는 것보다 더 많은 200만톤을 그냥 땅에 매립하고 있습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 "일본처럼 비용을 부담해주면서 재활용을 유도하고 있는 그런 방법이 지금 상황에서는 국내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가 일본 폐기물을 처리해줄 게 아니라, 관련 제도를 정비해 국내 석탄재를 재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병성 목사/환경운동가] "새만금에 석탄재 매립하려다 시민들 반대로 불가…진도 팽목항도 석탄재 매립하기 위해서 갈등을 겪고 있어요. 이렇게 국내에선 석탄재를 처리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시멘트 업체들은 지난 17년새 일본 석탄재 수입량을 크게 늘려왔지만, 주무 부처인 환경부는 별다른 개입을 않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다만, 일본에서 들여오는 석탄재는 철저히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으며, 국내 석탄재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대웅입니다.

(영상취재: 천교화(충북))

김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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