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후쿠시마 제보 "세슘 측정기엔 항상 빨간불 켜져 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9. 8. 1. 09:30 수정 2019. 8. 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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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주민들, 물과 식재료 외부 공수
세슘 수치 항상 높아, 외부 활동 자제해
日 언론, 역학 조사 등 관련 뉴스 드물어
日, 불매운동 장기화 예상 못 했을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韓日 가정 OOO 씨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일본 후쿠시마 지역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이라고 해서 대피령이 내려졌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후쿠시마에서 다시 쌀을 생산하고 그 쌀을 유통하고 심지어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먹이겠다고 해서 지금 논란이 일고 있죠. 지금도 이 지역은 ‘방사능에 오염이 되어 있다.’, ‘아니다, 안전하다.’ 여러 가지 말들이 오갑니다마는 정작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발언이나 생활이 공개된 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궁금하던 와중에 저희 앞으로 제보가 한 통 들어왔는데요. 일본인 아내와 함께 산 지 20년. 그 후쿠시마 실상에 대해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제보였습니다. 이 분을 익명으로 연결해 보죠. 선생님, 안녕하세요?

◆ 제보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부인이 일본분이시군요?

◆ 제보자>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고향이 일본의 후쿠시마현.

◆ 제보자> 네, 후쿠시마현 소마시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처가에 어떤 분들이 후쿠시마에 살고 계세요?

◆ 제보자> 쓰나미 때 장모가 돌아가시고, 올 3월에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고 현재는 처형 가족들만 거기 계십니다.

◇ 김현정> 처형 가족들이. 그러니까 원전 사고가 나고 소개령이 내려진 직후에는 처가 식구들도 당연히 고향을 떠나셨을 테고. 그러다가 언제 다시 후쿠시마로 돌아가신 거예요?

◆ 제보자> 살아계신 장인어른하고 주변 가족들이 한 1년 동안 대피 생활을 하다가 1년 후부터 이제 서서히 돌아가시기 시작하셨습니다.

◇ 김현정> 2011년에 원전 사고 직후에는 다 나가 계시다가 1년 후에.

◆ 제보자> 1년 후부터.

사고 상흔 보이는 후쿠시마 원전(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아니, 정부에서는 ‘이제는 들어가도 됩니다’라고 했더라도 아직도 들어가지 않는 주민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들어가셨네요?

◆ 제보자> 이제 장인어른의 생각은 평생 동안 거기에 살았고. 어릴 때부터 그 가족분들하고 행복하게 지냈던 추억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그쪽 지역을 떠나서 생활하는 것은 생각하지 못한다고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김현정> 이제 처갓집이니까 20년 동안 여러 번 왔다 갔다 하셨을 거고 또 소식도 들으실 텐데 원전 사고 전과 후 가보니 많이 달라졌더라, 깜짝 놀랐다. 이런 제보를 저희에게 주셨어요. 가보니 뭐가 어떻던가요?

◆ 제보자>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있고 난 뒤부터 생활하는 면에서 조금씩 변화가 있었는데요, 자세히 확인해 보면. 실질적으로 복토가 이루어지지 않은 세슘 오염을 제거하지 않은 지역. 그쪽에서는 생활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다음에 물. 후쿠시마현 물 같은 경우에는 그 물을 마시지 않고 우리 생수 사먹듯이 계속 사 먹고 있고요.

◇ 김현정> 후쿠시마에서 나는 물은 후쿠시마 주민들도 먹지 않아요?

◆ 제보자> 네, 먹지 않습니다. 젊으신 분들이나 아니면 경제적인 조금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후쿠시마현 쌀이라든지 그쪽에서 나는 야채 그 다음에 수산물. 이런 건 먹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게 그냥 불안해서 먹지 않는 거라든지 조심하는 차원에서 먹지 않는 겁니까? 아니면 실제로 뭔가 방사능 수치가 잡히는 것이 어떤 근거가 있다고 하던가요?

◆ 제보자> 실제로 그 마을 주변이라든지 아니면 어린 학생들이 생활하는 학교 그다음에 공공 시설물 이런 데는 세슘 측정기가 다 있습니다. 그쪽은 측정기가 있으면서 치수를 알려주면서 기준치의 얼마 이상이 되면 ‘활동하는 데 굉장히 위험하다, 외부 활동을 자제하기 바란다’라고 안내판이 써 있습니다. 아무리 정부에서 안전하다고 해도 그 눈앞에 치수가 넘어가고 있는데 그 치수를 보고는 그 지역에서 나는 생산물을 직접 먹기에는 굉장히 곤란한 거죠.

◇ 김현정> 그 세슘 수치가 항상 높아요? 항상 기준치를 넘어 있어요?

◆ 제보자> 항상 높습니다. 날씨에 따라서 조금의 영향이 있고 그런 것이 아니라 항상 기본적으로 그 치수 이상은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있었던 처가댁은 원전으로부터 반경 한 30km 조금 넘어갔고 쓰나미 지역에서는 10km 내 범위 내였는데 항상 위험한 치수가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 보니까 그 세슘 수치를 보면서 그곳에 나는 물을 먹고 음식을 먹기에는 주민들이 하기 어렵다. 이 말씀이세요. 그냥 먹고 마시는 것에만 조심을 합니까? 그 외에도 또 조심조심하나요?

◆ 제보자> 야외 활동을 굉장히 자제합니다. 아무리 복토를 했다고 하지만 산이라든지 산책로 이런 곳에는 복토하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기계가 못 들어가기 때문에 거기에서 어린아이들이 부모와 같이 야외 활동을 한다든지 아니면 산책을 한다든지 조깅을 한다든지 이런 모습은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일반 사람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그런 생활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복토가 이루어진다 함은 그곳에 있는 땅을 걷어내고 얇게 걷어내고 다른 안전한 지역 흙을 갖다 깐다는 의미인데 그게 전체가 다 이루어진 게 아니라 큰길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산책하고 아이들이 뛰어놀고 이런 곳에서는 흙을 만질 생각도 못 한다?

◆ 제보자> 네, 맞습니다. 복토가 이루어진 곳 외에 자연 박물관, 공원 그다음에 목장 이런 곳이 전부 다 금지된 곳이죠. 제가 7시쯤에 이렇게 조깅하고 산책하는데 만난 사람들이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 처가 식구분들 건강에는 별 문제는 없으시다 해요?

◆ 제보자> 장인어른은 올 3월에 돌아가셨는데요. 특별한 병이 있으신 건 아니었습니다. 일본인답게 소식을 하시고 나름대로 운동도 또 열심히 하려고 하시고 그렇게 하셨는데 갑자기 담낭암에 걸리셔서 올 3월에 돌아가셨습니다.

◇ 김현정> 갑자기 암에 걸려서 돌아가셨어요?

◆ 제보자> 네, 갑자기 암에 걸려가지고 돌아가셨습니다.

◇ 김현정> 아니, 물론 정확한 원인이야 추적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는 거긴 합니다만 가족들은 ‘이게 혹시 원전 사고 때문은 아닌가?’라는 의심도 하셨겠는데요?

◆ 제보자> 일본인들의 성향상 그것을 잘 표현하지는 않는데 마을 분들이 우정도 깊고 그런 동네이기 때문에 제가 생활하면서 지나가시는 마을어른들한테 얘기도 하고 이렇게 하면 그런 뉘앙스를 살짝살짝 비칩니다. ‘조금 병에 잘 걸리는 게 아닌가?’ 그런 염려를 많이 하십니다. 왜냐하면 예전에는 이 지역이 휴양 도시여가지고 굉장히 건강해지는 도시인데 ‘누가 아프더라, 누가 병에 걸렸다.’ 그런 얘기가 자꾸 들리니까 모여가지고 그런 얘기를 하시는 거죠. 누가 돌아가셨는데 뭐 원전 영향이 아닌가? 이런 염려를 이제 뉘앙스를 가지고 얘기를 하시는 거죠.

◇ 김현정> 그 얘기는 그 마을에 그런 식으로 갑자기 암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더 있었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하시는 거겠죠?

◆ 제보자> 피부로 느끼는 거죠.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그분들은 느끼는 것 같습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병에 많이 걸리고 자꾸 돌아가시는구나. 그렇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을 들어보면 이게 사실 심각하게 느껴져요. 어쩔 수 없이 다시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서 사시는 주민들이야 그렇다 치지만 후쿠시마에 와서 관광을 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거기서 뭔가를 사먹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생활을 하는 이방인들이 있을 텐데 이거 이렇게 보도하지 않아도 되는 건가? 좀 놀랍네요.

◆ 제보자> 제가 어차피 한국에 있어도 계속 NHK를 보고 일본에 가서도 일본 방송을 보는데 한 번도 이런 역학 조사라든지 아니면 이 세슘이 얼마 이상일 때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장래적으로 어떤 것을 대비해야 된다는 설명해 주는 그런 프로그램이라든지 방송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이 이렇게 말을 건네 보면 그런 것을 얘기하는 것을 굉장히 꺼려하고 조심스러워하고 그렇습니다.

후쿠시마 현지 (사진=제보자 제공)
◇ 김현정> 그런데 지금 그 후쿠시마에서 난 식자재로 도쿄 올림픽에 음식으로 공급을 한다. 이 얘기 들으셨죠?

◆ 제보자> 네, 들었습니다.

◇ 김현정> 이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제보자> 장인이 돌아가시고 난 뒤에 그 일대를 자동차로 타고 다니면서 다 이렇게 봤는데 굉장히 많은 곳에서 간척 사업을 통해가지고 벼 농사가 지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저 쌀을 후쿠시마에 있는 사람들도 잘 사먹지 않는데 저 쌀이 다 어디로 가냐. 궁금합니다. 저 많은 쌀이 그쪽 사람도 잘 안 사먹는데 도대체 어디로 사라지지? 어디로 가지?

◇ 김현정> 그러니까 저도 그 생각이 드네요. 거기의 물 마시지 않고 거기에서 나는 식자재를 그곳 분들은 가능하면 쓰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러면 그 많은 농사지은 쌀은 어디로 가는 것인가? 보면서 그 얘기를 하셨어요?

◆ 제보자>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아내분이 일본분이시다 보니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실 텐데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매 운동이니 여행 안 가기 운동. 이런 거에 대해서 일본인들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 제보자> 저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일본 사회가 관료 중심 사회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관료 중심 사회는 기본적으로 세밀하게 메뉴를 만들어 놓지 않으면 행동에 실행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최근에 이렇게 발생한 사건들이 오랫동안 준비해 오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놓고 대책을 만들어놨을 겁니다.

◇ 김현정> 즉흥적으로는 하지 않는다. 일본 관료 사회는.

◆ 제보자> 네, 맞습니다. 절대로 즉흥적으로 뭘 하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하는 사회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놓친 부분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불매 운동을 이렇게 심하게 오랫동안 할 거라고 그런 거는 예측 못 했을 거라고 아내하고 얘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서 일본인은 당황스러워한다. 항상 철저하게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놓고 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 제보자> 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단합해서 ‘우리가 약하지 않다. 우리도 이런 능력이 있다’라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네, 오늘 제보 감사드리고요. 개인이 보고 느낀 것 또 들은 얘기들을 전해 주신 차원이기 때문에 사실 더 자세하고 정밀한 조사는 일본 정부가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가 지금 그렇게 하고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목소리를 통해서 촉구한다는 것. 특히 올림픽에 이 식자재를 제공하는 문제를 다시 재고해 달라고 방송을 통해서 요청합니다. 선생님, 제보 고맙습니다.

◆ 제보자>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일본인 아내의 고향이 일본 후쿠시마여서 그 지역을 예전부터 자주 방문해 오고 그곳 분과 교류하고 계신 분의 목소리, 익명으로 들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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