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섬나라 구석구석 연결 노선..LCC엔 부메랑, 日엔 급소 '아이러니'

김상훈 기자 입력 2019.08.01. 11:08 수정 2019.08.0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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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국가 배제 D-1] 7월 일본 여객수 전년比 5.4%↓
항공사들 노선 정리 본격화..日 지역 관광산업 타격
지난 7월 31일 서울 김포공항 국제선 일본항공 탑승수속 카운터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9.7.3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보이콧 재팬' 분위기가 번지며 일본 여객 수요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항공업계가 일본 노선 공급축소에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동시에 일본 관광업계도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방일 한국인 관광객 수는 약 750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는데 여기에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일본 노선 비중 확대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최근 급작스러운 일본 여객수요 감소는 일본 노선 비중을 경쟁적으로 높인 LCC에 더 큰 '부메랑'이 되고 있다.

다만, 최근 수년간 LCC들이 과당 경쟁을 펼치며 일본의 중·소도시까지 거미줄 처럼 연결한 항공 노선은 한국 입장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을 옥죌 수 있는 '급소' 내지 '반격 카드'로 부상한 상태다.

1일 항공업계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수출규제 이슈가 촉발된 7월 한 달간 일본 노선 항공여객 감소세가 뚜렷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7월1일~29일 일본 노선 여객수가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기간 동남아시아와 중국 노선 수요가 각각 9.4%, 2.1%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자발적인 일본여행 거부 움직임이 본격화된 7월 중순부터 일본 노선 항공여객 감소세는 더욱 뚜렷하다. 지난달 16일~30일간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여행을 다녀온 승객은 46만7249명으로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둔 한달 전인 6월 같은기간 53만9660명과 비교해 13.4%감소했다.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항공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9월3일부터 주3회 운항되던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7월 2주차까지는 큰 변동이 없었으나 3주차부터는 삿포로와 오키나와 같은 관광노선 위주로 예약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아시아나항공 역시 9월 중순부터 인천~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에 투입되는 항공기를 기존 A330에서 B767, A321 등으로 변경해 좌석 공급을 축소 운영키로 했다. 앞서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 국내 주요 LCC들도 수요 감소로 인해 일본 노선 축소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일본 관광객 감소 여파는 일본 현지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25일 일본 전통 온천이 몰려 있는 오이타현을 언급, 호텔과 전통료칸 3곳에서만 무려 1100명분의 예약취소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일본의 관광·소매 업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달 19일에도 야마구치 요시노리 일본 규슈 사가현 지사는 "한국 항공편 감소가 매우 커 솔직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사가현에 따르면, 사가공항은 국제선 전체 승객에서 한국인 비중이 60%를 차지할 만큼 한국 여행객 의존도가 높다.

실제 방일 한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2011년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일본 방문 한국인 수는 2011년 165만8073명에서 2015년 400만2095명으로 2.4배 늘었다. 지난해에는 753만8997명으로 2011년과 비교하면 4.5배 늘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여기에는 LCC 업계의 일본 노선 비중 확대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간 LCC들은 엔저효과에 편승해 지방발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공급을 늘려 왔다. 비행거리가 비교적 짧고 취항도 자유로워 수요만 뒷받침된다면 수익성을 내기 쉬운 구조기 때문이다. 일본 내 취항지도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기존 인기노선을 비롯해 다카마쓰, 시즈오카 등 중·소도시까지 다양하게 확대했다.

그 결과, 현재 LCC들의 전체 국제선 노선 중 일본 노선 비중은 평균 약 40%에 달한다. 티웨이항공이 53개 노선 중 23개(43%), 이스타항공 34개 중 12개(35%), 제주항공 70개 중 22개(31%)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의 일본 비중이 10% 초반인 것과 대비된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올해만해도 상반기까지 국내 LCC 6개사를 통해 일본을 오고간 이용객은 왕복 기준 약 660만명에 달한다. 이는 FSC 왕복 이용객(약 361만명)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일각에선 LCC 과당경쟁으로 인한 일본 중·소도시로 확장된 노선이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을 옥죄는 '급소'가 됐다는 분석이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이용객 감소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의 관광·소매 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지난달 28일 한국 항공사들의 일본 지방공항 노선 운휴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하며 "서일본에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에서 유객(여행객)에 공들이는 지자체가 많아 지역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일본 여객수 추이 등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추가 공급축소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오는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할 경우 한일 갈등 장기화로 일본 수요가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2일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을 한다면 일본 노선 수요 감소세는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항공사마다 중국 등 신규 취항이나 동남아 등 타 지역 증편 등 대안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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