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겨냥 "중거리 미사일 아시아 배치"..한국 후보지 될까
에스퍼 국방 "수개월내 하고 싶지만, 동맹 협의 필요"
미 관리 "한·일 배치"엔 "미래 가능성 추측말라" 조심
NYT "중국·북한 분노보다 동맹국들이 더 기겁할 것"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날 호주 시드니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전직 육군장관으로 말하면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크루즈미사일을 포함해 장거리 정밀유도 미사일을 개발 중"이라며 "INF 조약을 끝날 때 대비해 효과적인 사거리로 확대할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전역(theater)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역도 우리가 방어해야 하므로 장거리 정밀 발사 전력을 하루빨리 개발해 배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래 일정 시점에 지대지 중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러고 싶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재래식 무기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시점은 현재 논의 중"이라며 "나는 수개월 내를 바라지만 육군이 준비 중인 크루즈 미사일이나 장거리 미사일의 최신 개발 일정을 모르고, 이런 일은 언제나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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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중국 정밀 타격 가능한 지대지 크루즈·탄도미사일 개발
미 정부 고위 관리는 2일 브리핑에서 "수주 내에 지상 발사형 크루즈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11월에는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할 것"이라며 "미사일 배치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달 내 시험할 크루즈 미사일은 함대지 토마호크의 이동식 지대지 미사일 개량형으로 사거리 1000㎞로 알려졌다. 11월엔 사거리 3000~4000㎞ 지대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다. 미국은 INF 조약에 따라 1991년 전량 폐기하기 전까지 토마호크의 지대지 변형인 사거리 2500㎞ 그리핀 크루즈 미사일을 보유한 적 있다.
에스퍼 장관은 배치 국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배치 장소와 관련해선 동맹국과도 논의해야 하고, 다른 검토할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앞서가지 않겠다"며 "우선은 미사일 개발과 올바른 시스템을 갖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만 했다. 대신 배치할 미사일이 "INF 사거리"라고 분명히 밝혀 북한 전역을 정밀 타격하는 것은 물론 중국을 겨냥할 수 있는 중장거리(1000~5500㎞) 지대지 미사일을 아시아 동맹국에 배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에스퍼 장관의 발언과 관련 한국 또는 일본에 대한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검토하느냐는 중앙일보 질의에 "배치 국가가 어디가 될지 등 미래의 가능성을 추측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예단을 경계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북핵 협상에 대한 영향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의 최종적,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 달성을 위해 동맹국과 긴밀한 공조를 계속할 것"이라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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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사일 보유고 80% 이상 중거리, 놀랄 이유 없어"
에스퍼 국방장관도 "북한과 러시아의 나쁜 행동이 늘어나는 데 왜 중국을 우선순위로 삼느냐"는 질문에 대해 즉답은 피했다. 대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언제 바쁘게 돌아가고 복잡하다"며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행보로 내가 육군장관에 취임한 2017년 11월과는 크게 다르게 상황을 안정시켰고 지금은 다른 지점에 와 있고 러시아에 대해서도 조약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고만 했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는 "이런 움직임은 자신들의 국경에 가까운 어디든 미국이 무기를 배치하는 데 오랫동안 반대했던 중국과 북한을 화내게 할 것"이라며 "미국이 새로운 군비경쟁을 향해 위험하게 방향을 전환한 데 동맹국들이 기겁할 가능성은 더 크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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