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단계 수출규제..광주·전남 산업계 희비 엇갈리나

박영래 기자,지정운 기자 2019. 8. 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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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술의존도 높은 금형산업 직접 타격 전망
자동차 가전 타이어 철강 등 안도 속 상황 주시
3일 강원 춘천시 명동에서 열린 '아베규탄! 춘천시민촛불문화제'에서 시민·사회·노동단체, 정당 관계자, 시민 등 100여명이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재 등을 규탄하고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2019.8.3/뉴스1 © News1 이찬우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지정운 기자 = 한국에 대한 일본정부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이 광주와 전남의 주요 핵심산업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4일 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광주지역 전략산업 가운데 하나인 금형산업에는 상당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금형산업 직접 타격 불가피

공작기계 분야의 경우 일본에 대한 기술력 의존도가 절대적인 현실이고 '캐치올' 품목에 수치제어기계가 포함돼 있어 일본이 이 부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캐치올 규제는 수출금지 대상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은 품목이라 해도 대량 살상무기(WMD)나 재래식 무기 생산에 사용 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이를 수출할 수 없도록 전면 통제하는 제도를 말한다.

국내 금형 관련 업체들에서 사용 중인 수치제어기계의 70∼80%는 모두 일본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기준 광주 금형산업은 323개사에 50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2016년 매출액은 1조2900억원에 이른다.

김성봉 한국금형산업진흥회 명예회장은 "기계장비의 70∼80%는 모두 일본산"이라며 "당장 고장이라도 난다면 부품을 구할 수 없어 멈출 수밖에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일본으로 금형제품 수출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광주 평동산단에서 중소 금형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대표는 "자동차 금형제품 등 매월 3억원 가량의 물량을 일본으로 수출하는데 벌써부터 대금송금도 늦어지고 있고, 수출이 언제 중단될지 모르는 말이 들려온다"고 토로했다.

광주전남연구원은 첨단소재, 기계류, 전자부품 등의 단기적 수입 제한으로 지역경제의 산업생산이 감소해 광주는 총생산액 419억원 감소, 전남은 777억원의 생산 감소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광주 자동차 타이어 가전 영향은 미미

다행히 광주지역 3대 주력산업인 자동차, 가전, 타이어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아차 광주공장으로 대표되는 자동차 산업의 경우 국산화율이 100%에 가까운 실정이고 일본으로 자동차 수출 역시 없는 실정이다.

박래석 기아차 광주공장장(오른쪽 맨앞)과 나태율 기아차노조 광주지회장(왼쪽 맨앞)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2일 오후 기아차 광주1공장에서 소형SUV '셀토스' 1호차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기아차 제공)2019.7.2/뉴스1 © News1

현대기아차는 부품 국산화율 99%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가 국내 자동차산업을 향하더라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외부에서 우려가 큰 수소연료전지차 등 미래차 분야에서도 이미 100%에 가까운 국산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으로 대변되는 타이어 산업 역시 큰 걱정은 하지 않는 분위기다.

국내 타이어업계서 타이어의 주 재료인 합성고무, 천연고무, 각 재료 합성에 필요한 소재 100여종의 원산지를 조사한 결과, 일부 일본산 화학물질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극히 미량이고 국산이나 다른 나라 업체로 곧바로 대체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관계자는 "일본이 타이어 수출국 대상이 아니고 생산공장도 없다보니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관계자도 "가전업계에는 현재까지 가시적인 영향은 특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전남주력인 철강 화학도 큰 영향 없을 듯

철강과 화학산업이 밀집한 전남 동부권은 차분한 가운데서도 향후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여수국가산단 야경© News1

포스코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당장 조업이나 생산활동에 지장은 없다"며 "기본적으로 일관제철소의 특성을 갖는 광양제철소는 미리 연간생산계획을 수립, 원료나 자재를 사전 확보해 운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철 기술도 수준에 올라와 있고, 부품 소재의 경우도 대체제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서도 별도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여수산단의 대표적인 석유화학기업인 GS칼텍스도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현업부서를 중심으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LG화학 여수공장 관계자도 "석유화학산업 위주인 이곳은 일본 수출규제 등에 따라 구매처 다각화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자체, 직접 피해기업 지원 나서

광주시는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에 따른 지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기업에 징수유예 등 각종 세제지원을 한다.

시는 광주에 소재하는 반도체와 전자제품 생산기업 112곳에 대해 취득세·지방소득세 등 신고납부하는 세금의 납부기한을 연장해주기로 했다. 또 기업의 보유재산에 대한 재산세 등 고지유예, 기존 지방세 부과·체납액은 징수유예할 방침이다.

전남도 역시 '일본 수출규제 피해신고센터'를 마련하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비해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과 지방세 징수유예 등 다양한 기업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일본이 추가적으로 농수산물 수입 규제를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톳·파프리카 등 규제 예상 품목에 대해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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