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안보갈등 확전되나..美국방 "亞에 중거리미사일 배치 원해"

2019. 8. 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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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NF 탈퇴 하루만에 中 견제 의도 드러내
-안보전쟁 불사 시사..중국은 강력하게 반발
-한국 또하나 외교난제 부상..北도 방관 안할듯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하자마자 아시아에 지상발사형 중거리미사일 배치 구상을 밝히면서 미중갈등이 경제에서 안보로까지 확전되는 양상이다. 지난 6월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미중정상회담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경제분야에 더해 안보분야로까지 확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 하루만에 중국의 중거리미사일 견제를 위해 아시아에 지상발사형 중거리미사일 배치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중 간 중거리미사일 전력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된다면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때처럼 한국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뜩이나 북핵협상 정체와 한일갈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외교안보에 또 하나의 난제가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3일(현지시간) 호주를 방문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상발사형 중거리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렇게 하고 싶다”고 답변했다. 에스퍼 장관은 배치 시점과 관련해서는 “몇달 내를 선호한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에스퍼 장관은 배치 예상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동맹 등과의 논의에 달려있다고 했다. 미국의 아시아 지역 내 중거리미사일 배치지로는 괌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을 사거리로 두는 한국과 일본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오는 9일 한국에서 예정된 정경두 국방장관과 에스퍼 장관 간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는 이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아시아 지역 내 중거리미사일 배치 구상은 다분히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INF 조약 탈퇴 직후 핵미사일 증강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조약과 관련해 “우리는 분명히 어느 시점에 중국도 포함시키길 원한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에 과거 양자 조약을 넘어서는 새로운 무기 통제의 시대를 추구함으로써 새로운 장을 시작하도록 하는 임무를 맡겼다”며 “앞으로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이 우리나라와 전세계에 진정한 안보 결과를 전하도록 이 기회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INF 조약 탈퇴 이후 다자조약을 내세워 중국의 동참을 압박한 셈이다.


미국의 이 같은 구상에는 미국과 러시아가 INF 조약에 묶여 중거리미사일 개발이 제한돼 있는 사이 중국은 지속적으로 중거리미사일 전력을 증강해왔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INF 조약 탈퇴와 맞물려 미사일 전력도 한층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에스퍼 장관은 “미국은 이미 이동식·재래식 지상발사 순항·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한 작업을 개시했다”며 “우리가 조약을 탈퇴한 만큼 국방부는 러시아의 행동에 신중하게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런 재래식 미사일 개발을 전력으로 추구할 것”이라며 미사일 전력 증강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중국은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2일(현지시간) 미국의 INF 조약 탈퇴에 대해 “미국이 중국을 INF 조약 탈퇴의 명분으로 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국이 합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합의에서 탈퇴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장 대사는 특히 미국이 중국의 중거리미사일 전력을 문제 삼는데 대해 “중국은 군축합의의 한 당사자가 돼야한다”면서도 “그러나 중국이 미국, 러시아와 같은 수준에 있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미국과 러시아는 전 세계에서 핵무기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라며 “어떻게 중국이 이들 두 국가와 함께 놓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아시아 지역 내 중거리미사일 배치가 현실화된다면 북한도 가만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빌미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판문점회동에서 합의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서도 나서지 않은 채 잇달아 단거리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등 무력시위로 맞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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