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마산로봇랜드' 개장일자 맞추려 '위조 준공서류' 파문

이우홍 기자,강대한 기자 입력 2019.08.04. 13:00 수정 2019.08.0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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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개장 연기' 진실은?..하수처리공사 늑장 탓 숨겨
국도5호선·안전성 문제는 핑계..책임론 거세질 듯
경남마산로봇랜드가 9월초 개장을 서두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남도와 로봇재단이 개장일정에 맟추기 위해 위조된 준공서류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2019.8.2 © 뉴스1 DB

(경남=뉴스1) 이우홍 기자,강대한 기자 = 7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경남마산로봇랜드(이하 ‘로봇랜드’)의 개장이 올들어 수차례나 연기돼 의문이 증폭된 가운데, 로봇랜드 조성사업의 시행자인 경남도와 수탁 사업자인 로봇랜드재단(이하 ‘로봇재단’)이 오는 9월초 개장 일정에 맞추기 위해 위조된 하수처리시설 준공서류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당초 올 4월로 예정됐던 로봇랜드 개장이 계속 늦춰진 이유가 지금까지 경남도와 로봇재단이 밝혀 온 '국도 5호선 미개통 및 안전성 점검'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는 하수처리시설 공사의 부진 탓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로봇재단이 공사 부진을 숨긴 채 로봇랜드 개장을 계속 연기하면서 도민을 우롱했다면 감독권자인 경남도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2일 경남도와 로봇재단 등에 따르면 로봇랜드 조성을 위한 1단계 사업 가운데 각종 놀이시설을 설치하는 민간부문 공사는 지난 6월 12일께 준공됐다.

공공부문의 경우 로봇체험전시시설을 비롯한 건축공사가 끝난 데 이어 기반시설 중 마지막 토목공사인 하수처리시설공사의 관로매설이 완료 단계에 있다. 2일 현재 98%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공정율 95%를 보였던 지난 7월 25일 로봇랜드 하수처리시설 공사 현장. 그러나 경남도와 로봇재단은 이보다 2일 앞선 7월 23일에 준공검사 승인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말썽이 되고 있다. 2019.8.2 © 뉴스1 DB

이 공사는 로봇랜드 개장 후 연간 150만명으로 추산되는 이용객들의 분뇨를 창원시 하수처리장으로 보내기 위해 로봇랜드~덕동동 10.15㎞에 걸쳐 2차선 도로 일부를 굴착한 뒤 하수관로와 중계펌프장 등을 설치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창선 로봇재단 원장은 지난달 30일 하수처리시설공사의 향후 준공일정을 묻는 <뉴스1>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 준공검사가 나지 않았고, 결과보고서도 제출되지 않았다”면서 “다음주 초까지 도로포장을 끝내고 준공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취재 결과, 하수처리시설공사가 지난달 30일 당시 아직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준공검사는 그보다 일주일 앞선 지난달 23일자로 처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도는 이날 제출된 책임감리의 준공승인원과 결과보고서를 접수한 뒤 같은 날 이 준공조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면서 준공확인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로봇랜드 하수처리시설공사는 실제 공사중인 상태임에도 서류상으로는 이미 준공 처리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음을 뜻한다.

로봇랜드 개장에 산자부의 최종 승인이 필요한 것은 산자부가 2009년 12월 국비 560억원을 지원하면서 126만여㎡(약 38만평)에 달하는 로봇랜드 조성을 경남도에 승인한 바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남도와 로봇재단이 로봇랜드를 개장하기 위해서는 로봇랜드 내 각종 시설물에 대한 지자체의 허가와 사용승인 외에 산자부의 준공확인을 별도로 받아야 한다.

산자부 기계로봇과 관계자는 “현재 경남도가 제출한 준공조서를 토대로 준공확인 여부를 종합 검토 중”이라며 “최근 수차례 현장 검사를 했으나 로봇랜드 내 시설만 둘러봤고 바깥 시설물은 살펴보지 않아 하수처리시설공사 준공조서가 위조된 사실은 몰랐다”고 말했다.

경남도 전략산업과 관계자는 준공조서의 위조 경위를 묻자 즉답을 피하면서 "산자부의 조성실행계획의 실시계획에는 하수처리시설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만 답변했다.

<뉴스1>은 이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을 듣기 위해 휴가중인 천성봉 도 산업혁신국장에게 전화와 문자메세지를 남겼으나 아직 답변이 없는 상태다.

경남도와 로봇재단이 이처럼 하수처리시설의 준공서류를 위조해 사용한 데는 오는 9월초로 최종 발표한 로봇랜드의 개장 일정을 더는 늦출 수 없는 입장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9월초 로봇랜드를 개장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7월말까지 마지막 기반시설공사인 하수처리시설 설치를 끝내야만 놀이기구 등에 대한 안전성 테스트 기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따라 하수처리시설의 준공조서를 누가 주도해 위조했는 지와 지금까지 거짓 사유로 로봇랜드 개장을 연기해 온 데 따른 책임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 공사의 책임감리사인 D엔지니어링 관계자에 따르면 감리계약기간이 지난 6월25일로 끝나 법적 의무가 없는 상태에서 지난 7월23일 준공검사를 해 줬다는 점에서 볼 때 경남도와 로봇랜드의 ‘압력’이 행사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경남도와 로봇랜드가 당초 올 4월 로봇랜드를 개장한다고 발표했다가 6월 → 7월 26일 → 9월초로 계속 말을 바꾸면서 ‘남 탓’(국도 5호선 미개통과 안전성 문제 점검)을 해 온데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부산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로봇랜드 진입도로와 연결되는 국도 5호선은 당초부터 개통 예정일이 2020년 6월이어서 2019년 4월로 예정됐던 로봇랜드 개장과는 연관성이 없었다”며 “그러나 경남도와 로봇재단의 구두 요청에 의해 해당 구간 공정을 앞당기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국도 5호선이 마치 로봇랜드 개장연기의 주범인 양 몰아가는 것은 전형적인 ‘남 탓’”이라며 “국도 5호선 공기단축에 반영하기 위해 로봇재단 측에 정확한 개장 예정일자를 공문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해도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로봇랜드의 놀이시설 설치 관계자는 “로봇재단이 개장을 위한 안전성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나 이는 핑계일 뿐”이라며 “일부 놀이시설의 안전성 검사가 남아 있으나 정확한 개장일자가 제시됐으면 그 기간에 충분히 맞출 수 있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한편 로봇랜드 조성사업은 총 사업비 7000억원(국비 560억원, 경남도비 1000억원, 창원시비 1100억원, 민자 4340억원)을 투입해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 일대 126만여㎡(38만여평)에 국내 최초로 로봇을 소재로 한 테마파크를 두 단계로 나눠 설치하는 것이다.

wh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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