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긴장 증가, 경고한다" 일 겨냥 이례적 의장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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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방콕에서 1~3일 진행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다자회의 결과를 담은 의장 성명에 보호무역주의를 경고하고 자유무역을 강조하는 내용이 강화됐다.
이와 관련해 4일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다자회의 특성상 특정 국가를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다수 국가의 우려 표명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와 한-일 갈등에 대한 각국의 이해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물론 미-중 간 무역 문제로 인한 글로벌 대립 국면도 작용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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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경제보복' 우회적으로 지적
"보호무역에 대한 우려 표명"
타이 방콕에서 1~3일 진행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다자회의 결과를 담은 의장 성명에 보호무역주의를 경고하고 자유무역을 강조하는 내용이 강화됐다. 일본의 대한국 경제 보복 조처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에 초점을 맞춘 한국 정부의 ‘국제 여론전’이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3일 나온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의장 성명에는 “무역 긴장의 증가”(rising trade tensions)라는 말이 새롭게 등장했고, 이러한 긴장 구도가 성장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외교장관들이 “경고했다”(cautioned)는 문안이 포함됐다. 또한 “장관들은 세계 경제를 괴롭히고 다자 무역체제를 위험에 빠뜨리는 보호무역주의와 반세계화의 거세지는 물결에 대한 우려(concern)를 표명했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미-중 무역 갈등은 물론 일본이 한국에 수출규제 조치를 취하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조처를 취한 사실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같은 회의 의장 성명의 “지역 경제 통합을 지원하는 자유롭고(free), 개방적이며(open), 규칙에 기반한(rules-based) 무역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는 언급에 비해 훨씬 강도가 높다. 이와 관련해 4일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다자회의 특성상 특정 국가를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다수 국가의 우려 표명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와 한-일 갈등에 대한 각국의 이해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물론 미-중 간 무역 문제로 인한 글로벌 대립 국면도 작용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관련 회의에 참석하려고 지난달 31일부터 3일까지 3박4일 동안 방콕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다자회의에 6차례, 양자회담에 7차례 참석했다. 특기할 점은 단 한차례도 빠짐없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처 등 대한국 경제 보복을 규탄하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함께 참석하는 회의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2일 일본이 각료회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수출 심사 간소화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 당일에는 강 장관이 고노 외무상과 함께한 다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일본 정부의 행위를 규탄했다. 여기에 싱가포르·중국 외교장관 등이 힘을 보태는 취지의 발언을 해 사실상 한국이 국제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다자회의에서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일도 드물지만 제3국이 가세해 발언을 하는 풍경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실제 타이 정부 고위 당국자는 2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중이든 한-일이든 역내 무역 보복에 관한 최근의 조치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일본의 수출규제 조처와 각의 결정을 ‘무역 보복’으로 인정한 것이다.
방콕/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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