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연습에 반격 없다? 軍 "반격 없는 훈련이 어디 있나"

김경택 기자 2019. 8. 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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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명칭은 오는 11일 발표될 듯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CPX)이 5일 위기관리연습을 시작으로 20일까지 진행된다. 북한이 단거리미사일을 연거푸 쏘며 반발한 한·미 연합 군사연습이 예정대로 실시되는 것이다.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대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훈련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번 훈련은 공식 종료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대체하는 것이다.

이번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은 ‘위기관리연습→1부 방어→2부 반격’ 세 단계로 나뉜다. 우선 5일부터 위기관리참모훈련(CMST·Crisis Management Staff Training)을 실시한다. 위기관리참모훈련은 이전에 위기관리연습(CMX)으로 불렸는데, 이번에 명칭이 바뀌었다. CMST는 북한군의 국지 도발이나 테러 등 위기관리 상황을 설정해 이에 즉각 대응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훈련이다. 군 관계자는 “CMST와 CMX는 훈련 내용상 달라진 점이 거의 없다”며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제안으로 명칭이 바뀐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일 새벽부터는 전면전 발발 상황을 가정한 1부 방어 연습으로 전환된다. 17일부터 20일까지는 2부 반격 연습이 실시된다. 이번 연습은 병력과 장비를 실제 투입하지 않고 북한군의 우리 군 기지에 대한 공격 등 가상의 시나리오를 설정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로 진행된다. 미군 증원을 통한 반격을 포함한 작전계획 시행 절차 연습도 이뤄진다.

이번 연합연습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을 겸한다. 한국군 주도의 전시 대응이 가능한지를 평가하는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이 이뤄진다. 최병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대장)이 사령관 역할을,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대장)이 부사령관 역할을 맡는 전작권 전환 이후의 미래연합군사령부 편제로 연습이 진행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습에서 ‘반격 시나리오’를 생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복수의 군 관계자들은 부인했다. 한 관계자는 “작전계획에 따라 연합연습이 진행되는 것”이라며 “우리 군이 공격을 당하는 시나리오가 있는데 어떻게 반격을 하지 않고 연습이 끝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이 이뤄지는 연합연습에서 반격 연습을 생략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연습 명칭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것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날 시작된 한·미 연합연습 명칭을 묻는 야당 의원 질의에 “이름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실제로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전작권 전환을 위한 기본운용능력 검증을 위해 후반기 연합연습을 준비 중”이라며 “(연합연습 명칭은) 말씀드릴 기회가 있으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 뒷짐을 진 채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이 화염을 뿜으며 발사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이날 신형전술유도무기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지휘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당초 이번 연습 명칭은 ‘19-2 동맹’으로 알려졌지만 ‘동맹’을 뺀 다른 이름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보수진영에선 “북한 눈치를 보느라 동맹 명칭을 쓰지 못하고 연습 명칭도 발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 당국자는 “지난 3월 키리졸브(KR) 연습을 대체해 실시한 ‘19-1 동맹’ 연습 때에도 1부 연습을 시작하기 직전에 연습 명칭을 발표했다”며 “위기관리연습 시작에 맞춰 ‘연합연습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는 발표를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연습 명칭은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이 오는 9일 방한해 정 장관과 회담한 후 발표될 전망이다. 한·미 군 당국이 오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연습 시작을 공동으로 발표하면서 연습 명칭도 공개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연습 명칭은 이미 정해졌는데 발표를 안 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연습에 반발하는 입장을 밝힌 만큼 추가 도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16일 “판문점 조미(북·미)수뇌상봉을 계기로 조미 사이의 실무협상이 일정에 오르고 있는 때에 미국은 최고위급에서 한 공약을 어기고 남조선과 합동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려놓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일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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