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암 유발' 가슴 성형 보형물 11만 개 유통..불안 확산

노유진 기자 입력 2019. 8. 6. 21:00 수정 2019. 8. 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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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미국 보건당국이 가슴성형에 쓰이는 보형물이 희귀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엘러간 사에서 만든 보형물로 국내에서도 회수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데, 저희가 취재해보니 11만 개 넘게 수입돼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유진 기자입니다.

<기자>

식약처가 회수 조치에 들어간 유방 보형물은 미국 엘러간 사의 거친 표면 유방 보형물 제품입니다.

표면이 매끈한 기존 보형물이 부자연스럽게 보인다는 불만 때문에, 이 제품은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피부에 더 잘 부착되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자연스러운 모양 때문에 이른바 '물방울 성형'이라는 이름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난달 25일, 미국 FDA는 엘러간 사의 실리콘겔 인공유방이 희귀 혈액암의 일종인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에 걸릴 확률을 6배나 높인다고 밝혔습니다.

식약처는 최근 3년간 이 제품 2만 9천여 개가 유통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SBS가 엘러간이 식약처에 보고한 회수계획서를 입수해 살펴봤더니, 총 11만 7천여 개가 수입됐습니다.

시중에 유통되지 않고 남아 있는 제품은 3천여 개 정도입니다.

수술받은 환자들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방암 환자들이 엘러간 제품을 많이 사용했는데, 유방암 재건 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수술받은 환자만 5천7백여 명이 넘습니다.

[엘러간 '거친 표면 보형물' 사용 재건 수술 환자 : (유방암) 수술을 하고 3년 후에, 3년 지켜보다가 괜찮다고 그래서 한쪽 재건을 했거든요. 엘러간으로.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 같고… 정말, 정말 암 판정받았을 때보다 더 속상하죠.]

거친 표면의 인공유방 보형물 전체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2007년 이후 21만여 개가 유통됐습니다.

[김재홍 외과 전문의/한국유방보형물연구회장 : 엘러간 사의 보형물이 가장 많이 (희귀암 발병이) 보고되고 있는데, 다른 회사 보형물 거친 표면 타입도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엘러간 보형물이 아니라고 해서 안심하거나 그러실 수는 없고… 보형물 검사를 늘 하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식약처는 증상이 없을 경우 제거 수술은 필요 없다고 밝혔습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 간사 : 식약처는 제품 회수와 환자 확인, 치료 비용을 (수입) 회사에 떠넘기고만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 해당 희귀암의 발병 사례는 보고된 적 없지만, 환자 불안감이 커지는 만큼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합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장현기) 

노유진 기자know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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