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안목해변 아니라 강릉 구도심에 7만 명 모인 까닭은
최승표 2019. 8. 7. 01:00
대형 호텔 늘어선 경포해변, 강원도 최대 수산물 집산지인 주문진, 커피 거리로 뜬 안목항. 주로 관광객이 찾는 강릉 명소는 이런 곳이다. 한데 지난 2~3일 밤에는 바닷가가 아니라 평소 관광객 발길 뜸한 구도심이 들썩였다. 문화재 야행을 보기 위해 6만9000여명이 명주동·임당동 일대로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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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초롱 들고 문화재 산책
문화재 야행이 뭐길래 야단일까. 창덕궁 달빛 기행, 경복궁 별빛 야행은 들어봤을 터이다. 야행은 이런 궁궐 야간 개방 프로그램에서 파생했다. 한데 다른 점이 많다. 인원 제한이 없고 예약이 필요 없고 입장료도 없다. 궁궐 관람이 차분한 분위기인 반면 야행은 자유롭고 활기차다. 2016년 강릉을 포함해 전국 10개 도시가 야행을 시작했는데 3년 차인 올해는 27개 도시로 확대됐다.
청사초롱 들고 문화재 산책
문화재 야행이 뭐길래 야단일까. 창덕궁 달빛 기행, 경복궁 별빛 야행은 들어봤을 터이다. 야행은 이런 궁궐 야간 개방 프로그램에서 파생했다. 한데 다른 점이 많다. 인원 제한이 없고 예약이 필요 없고 입장료도 없다. 궁궐 관람이 차분한 분위기인 반면 야행은 자유롭고 활기차다. 2016년 강릉을 포함해 전국 10개 도시가 야행을 시작했는데 3년 차인 올해는 27개 도시로 확대됐다.
오후 6시, 야행이 시작됐고 대도호부 부사 부임 행사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하늘이 어둑해지면서 사람들 손에 들린 청사초롱 불빛이 밝아졌고 조명을 받은 옛 건물 단청 색깔이 그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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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시민이 들려주는 진짜 사투리
“강릉이라 경포대는 관동팔경 제일일세. 모시적삼 젖혀들고 연적같은 젖을주오.”
대도호부 관아 마당에서 모내기하며 농요를 부르는 공연이 펼쳐졌다. 강원도 무형문화재인 ‘학산오독떼기’다. 농민들의 애환이 절절한 노랫가락에 고스란히 담겨 전해졌다. 이어진 강릉농악보존회의 농악 공연은 빙 둘러싼 관객 모두가 손뼉 치며 흥을 즐겼다. 임당동 성당서 진행된 국악 공연은 이채로웠다. 가야금, 해금 소리가 천장 높은 성당에서 깊은 공명감을 내며 청중을 압도했다. 소극장 ‘단’에서 열린 사투리 콘서트도 인기였다. 농민, 식당 주인 등 일반 강릉시민이 마이크를 잡았다.
강릉 시민이 들려주는 진짜 사투리
“강릉이라 경포대는 관동팔경 제일일세. 모시적삼 젖혀들고 연적같은 젖을주오.”
대도호부 관아 마당에서 모내기하며 농요를 부르는 공연이 펼쳐졌다. 강원도 무형문화재인 ‘학산오독떼기’다. 농민들의 애환이 절절한 노랫가락에 고스란히 담겨 전해졌다. 이어진 강릉농악보존회의 농악 공연은 빙 둘러싼 관객 모두가 손뼉 치며 흥을 즐겼다. 임당동 성당서 진행된 국악 공연은 이채로웠다. 가야금, 해금 소리가 천장 높은 성당에서 깊은 공명감을 내며 청중을 압도했다. 소극장 ‘단’에서 열린 사투리 콘서트도 인기였다. 농민, 식당 주인 등 일반 강릉시민이 마이크를 잡았다.
대도호부 관아만큼 북적거린 장소가 있다. 서부시장과 저잣거리였다. 마침 서부시장에서는 수제 맥주 페스티벌이 열렸고 옛날 주막 분위기로 꾸민 먹거리 장터도 마련됐다. 시장과 저잣거리 한편에서는 버스킹 공연이 이어졌다. 2001년 시청 이전 뒤 쇠락한 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강릉=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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