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소재 다변화는 반드시 가야할 길"..전사역량 집결

주성호 기자 2019. 8. 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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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포함 스마트폰·가전 등 전사 공급망 '리스크 체크'
이재용 부회장 "두려워마라..새로운 기회 창출해야" 당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충남 아산의 삼성전자 온양캠퍼스를 방문해 현장경영에 나섰다. 사진 왼쪽부터 백홍주 TSP총괄 부사장, 김기남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이재용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삼성전자 제공)2019.8.6/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한 무역제재 조치를 시행한 지 한달여가 흐른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TV, 스마트폰 등 핵심사업에서 공급망 재점검을 통한 '소재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일본산 불화수소나 포토레지스트 등 시급한 소재에 대한 대체재 마련에 주력하는 한편 장기적 안목에서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현재의 '한일 경제갈등'이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위기 극복의 본질이 흐려질 것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김기남 DS부문장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등 주요 사장급 임원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한 상태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중순에 이어 지난 5일에 수도권의 한 사업장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담당과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전자계열사 최고경영진과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이 부회장은 현재의 일본발 수출규제 사태와 관련 "긴장은 하되 두려워 말고 위기를 극복하자"고 당부했고,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한 사장단도 크게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자"면서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의 최우선 당면 과제는 일본에서 수입했던 주요 소재들을 대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를 비롯해 중국, 유럽 등 다양한 곳에서의 대체재 확보와 실제 생산과정에서의 투입을 위한 테스트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불화수소(에칭가스), 포토레지스트, 마스크 등 다양한 반도체 소재에 대한 라인 적합도 테스트를 단기간에 끝내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긴 호흡으로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매팀과 개발실 등 실무진 차원에서 상시적으로 핫라인을 구축해 새로운 소재 공급과 이를 위한 테스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삼성전자 천안사업장 내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2019.8.6/뉴스1 © News1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일본과의 갈등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해 일본 기업과의 거래 관계를 완전히 끊을 계획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이는 추후에 또 다른 경제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서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것처럼 삼성전자 내부에 일본산 소재를 완전히 배제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이 만들어졌다는 것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일부 국민들도 동참하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대기업들이 동조할 경우 이는 향후에 일본 고객 및 공급사와의 관계를 더욱 훼손하는 악영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그렇듯이 '정경 분리원칙'에 맞춰 정치적 이슈가 비즈니스와 경제로까지 확산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는 일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스텔라, JSR, 스미토모 등 삼성전자에 반도체 핵심소재를 공급해왔던 기업들도 한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다른 국가 업체들로의 대체 공급에 집중하고 있는 한편 한일 양국의 갈등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도 "한일 경제전쟁이 언제 봉합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 기업들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큰손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거래를 쉽게 끊어내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기업들도 정치적 논리는 배제하고 비즈니스 과정에서 실리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도 삼성전자는 일본 제품에 의존해왔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사업에서의 공급망을 이번에 재점검하고 다변화해 향후 발생할 리스크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지난 5일 소집한 사장단 회의에 TV 사업을 전담하는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을 부른 것도 소재 공급 문제에 따른 부품 사업의 영향이 TV를 포함한 세트로까지 확산될 것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현재 소재 다변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기 위해 전사적으로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면서 "소재 다변화는 국산뿐 아니라 다양한 해외 제품들이 해당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일본산을 완벽히 배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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